이 논문은 1964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3,000미터 부문 은메달리스트인 북한의 한필화 선수, 1972년 하계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북한 여성 배구선수단의 김증복, 한정숙 선수 등에 대한 남한 언론의 보도를 통해 스포츠에서 냉전과 젠더의 교차적 작용을 살펴본다. 한국의 주요 언론들은 당시 뛰어난 기량을 보인 북한 여성 선수들에 대해 젠더화된 비난을 쏟아냈다. 이는 북한 여성 선수의 신체적 특징, 태도를 거론하며 그녀의 ‘여성성(femininity)’을 공격하거나, ‘정상적 성(normative sexuality)’의 범주에 맞지 않는 ‘중성’으로서 여성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식이었다. 이 글에서는 스포츠에서 성과 젠더가 작동해 온 오래된 역사와 함께 1950년대부터 미국이 사회주의권 여성 선수들에 대해 강하게 제기해 온 성 정체성 의혹 등을 다루면서, 이러한 맥락 속에서 한국이 북한과의 스포츠 경쟁에서 젠더 논의를 이용하는 방식과 그 주장의 이면에 대해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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