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남북한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통일신라’에 관하여 기술된 내용을 알아본 다음 그와 같은 내용이 어떤 인식하에서 서술되었을까 하는 것에 관하여 살펴본 것이다. 남한에서는 2022년 교육과정 개정을 통해 새로운 교과서가 2025년에 발간되었고 북한에서는 김정은이 집권한 이후 교과서의 체제와 내용이 바뀌었다. 당연히 한국고대사 특히 통일신라에 관한 서술 내용도 달라졌을 뿐만 아니라 그에 따른 인식의 변화가 있었음을 예측할 수 있다. 2025년 남한에서 발간된 중고등학교 교과서에는 표제어가 ‘통일신라와 발해’로 되어 있어 그전에 표제어로 사용하였던 ‘남북국시대’는 뒤로 물러났다. 그러니까 교육개정 과정에서 인식의 전환이 있었고 그 결과 ‘남북국시대’는 전면 표제어에서 사라지고 다만 교과서 내용 중에 간단하게 서술하는 것으로 처리되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북한 교과서에서는 ‘통일신라’라는 표제어 대신에 ‘후기신라사’가 보인다. 이는 신라의 삼국통일에 대한 인식과 직결되어 있는데 이는 통일신라를 인정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인식의 차이는 결국 신라의 삼국통일을 바라보는 남북의 관점이 서로 다름을 말해준다. 북한은 고구려를 이어 곧바로 발해가 계승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는데 이는 고구려에서 발해로 이어지는 역사의 정통성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남한에서는 발해보다 통일신라를 중시하고 그것이 고려로 이어지는 역사적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결국 남북한 중고등학교 교과서에서 특정 시기에 관한 서술의 차이점을 좁히기 위해서는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며 학자들 사이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하나의 민족이면서 두 개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는 역사학의 현실을 개선할 수 있는 시기가 빨리 오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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