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에서는 북한의 대표적 상징조작물의 하나인 구호나무에목숨 바친 공화국영웅들의 탄생과 이들의 희생적 육탄정신은 무엇이고 이들은 탄생 시점부터 현재까지 북한 체제에서 어떻게 기억되며, 이들의 정신은 어떻게 계승되고 활용되는지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북한당국은 이들의 희생정신을 ‘불사조의 육탄정신’, ‘수령결사옹위의 혁명정신’, ‘영웅적 위훈’으로 추켜세우고 있었지만 실제로 북한이탈주민들의 여러 증언과 분석을 통한 결과 이들의 희생정신은 피할 수 없는 수령결사옹위정신이었고 강요된 육탄정신이었다. 본 연구에서 3명의 북한이탈주민을 통해 확인한 결과 북한 주민들은 공식적 영역에서는 북한 체제에 순응과 순종, 복종과 충성의행동을 보이지만, 비공식적 영역에서는 체제에 대한 불만과 불신인식인 이중적인 모습, 즉 ‘선호위장(preference falsification)’ 현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는 이 같은 현상의 원인을 개인적 영역과 사회적 영역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개인적 영역으로는 김일성 일가에 대한 충성심으로 학습되고 내면화된 북한 주민들의 무의식 상태에서 일어나는 몸과 마음의 일체화된 행동 양식으로 보았다. 사회적 영역에서 보이는 현상은 선호위장 현상으로 구분하였고, 그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분석하였다. 첫째, 당과 수령에 충성하도록 학습되고 내면화된 북한 주민들이 집단주의 체제에서 모두가‘수령결사옹위’, ‘불사조’의 혁명정신을 외치면서 불타는 구호나무를 목숨 바쳐 사수하고 있는데 여기에 편승하지 못할 경우, 당국과대중들로부터 반역자, 반동분자 취급을 받게 되는 것에 대한 공포와 불안의 ‘대중심리’적 행동 요인으로 보았다. 둘째, 구호나무를 지키지 못했을 경우 북한당국의 공식적인 처벌(출당, 철직, 수용소, 추방 등, 향후 자식과 친인척들의 학교 진학, 출세에 악영향을 미침)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한 ‘공포심리’적행동 요인으로 보았다. 셋째, 구호나무를 지키지 못했을 경우 받게 되는 본인과 가족들, 나아가서 친인척까지 연좌제가 적용됨에 따라 어차피 죽을 목숨‘영예롭게 불타 죽는 행위’를 선택함으로써 자신과 가족들의 정치적 생명을 구하려는 ‘영웅심리’적 행동 요인으로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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