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한국전쟁 이후 분단이라는 시대적 현실 속에서 직접적인 전쟁 경험이 없는 남북한 여성 시인 렴형미, 허수경, 고정희의 시를 중심으로, 이들이 전쟁과 분단의 상흔을 민중성, 여성성, 모성성이라는 문제의식과 어떻게 접목시키며 시적 실천으로 확장하는지 집중적으로 고찰하였다. 렴형미는 북한 집단주의와 체제 이데올로기를 바탕으로 민중과 모성을 국가적 계몽과 혁명의 주체로 재구성하였고, 여성의 헌신과 공동체적 연대를 강조했다. 허수경은 직접적 전쟁 체험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가족사, 실존적 상흔, 지역성을 통해 약자와 타자의 고통, 연대와 치유의 모성을 섬세하게 시화하며, 시대적 부조리를 언어로 드러냈다. 고정희는 모성을 여성의 해방이라는 틀 안에서 검토하고 있으며 굿, 제의, 장시 등 집단예술 형식을 통해 분단의 트라우마와 민중․여성의 슬픔, 치유와 해원을 폭넓게 형상화한다. 세 시인은 각기 다른 사회․이념적, 실존적 맥락에서 여성성과 민중성, 모성의 의미를 변주하며, 분단시대 한국 현대시의 미학적․윤리적․실천적 지평을 새롭게 확장한다. 분석 결과, 세 시인은 경험의 부재와 이념의 특수성을 넘어 시대의 상흔, 연대, 평화의 염원을 시적으로 실천함으로써 현대 여성시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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