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김정은 정권하 공업 기업소 노동이동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기업소법의 노력조절권을 중심으로 검토했다. 노력조절권은 기업소지표와 마찬가지로 생산 활성화를 위한 기업소의 자율적 경영권의 일환이다. 그렇지만 기업소지표와 달리 노력조절권은 노동이동에 직접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인민경제계획법과 노동법에 의해 강하게 규제된다. 인민경제계획 수행을 뒷받침하는 노동 계획화와 노력 보충조절 사업은 노동유동 방지와 노력 고착화라는 노동의 비이동성을 전제하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노력조절권은 생산 활성화와 노동이동 억제라는 길항적인 두 목적에 의해 이중적으로 규정되는 셈이다. 이런 제약조건을 지닌 노력조절권의 실제 사용은 국가에 의해 선별적으로 허용된다. 기업소의 자체적인 노력 감축 시도는 노력 유동 억제를 위해 국가에 의해 무력화된다. 기업소의 자체적인 노력 증원도 비조직적 노동이동을 억제하는 복잡한 수속 절차에 의해 제약된다. 이와 달리 기업소들 간 합의에 기초한 기술노력 재배치 같은 조직적 노동이동은 간소화된 절차에 따라 신속하게 처리된다. 노력조절권 사용의 선별적 조정은 국가가 노력조절권을 이중적인 노동통제 기제로 활용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노력조절권은 경제적 효과보다 정치적 효율성을 우선시하는 제한적인 기업 분권화 조치라고 할 수 있고, 김정은 정권은 사인독재체제의 정치적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 도구주의적 법 집행에 의존한다고 평가할 수 있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