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임화에 제기된 간첩 혐의를 ‘레드 매카시즘(Red McCarthyism)’이라는 개념을 통해 비판적으로 재검토한다. 1953년 8월 초, 임화가 미제국주의 간첩 혐의로 사형된 이래로 이 사건을 설명하는 용어는 ‘정치적 숙청’이었다. 이에 비해서 ‘레드 매카시즘’은 공산주의 국가 내에서 근거가 불분명한 이데올로기적 프레이밍을 통해서 정적을 제거하거나 정치적 이익을 얻으려고 하는 매카시즘적 수단이 사용되었음을 강조한다. 왜냐하면 미국 내 매카시즘이 허위 간첩 혐의와 이념적 낙인을 정치적 탄압 수단으로 활용한 것이라면 레드 매카시즘은 그 이념적 방향이 반공에서 반미로 전도되었을 뿐 구조적으로 매카시즘과 동일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 논문은 임화에게 적용된 미제 간첩 혐의의 진실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북한에서 발간된 『공판문헌』 (1956)을 면밀히 분석한 결과, 기소장과 피고 진술 간 불일치, 객관적 사실과 모순되는 증언, 그리고 정치적 의 도가 반영된 이념적 프레이밍이 확인되었다. 이는 임화의 간첩 혐의가 단순한 법적 사실이 아니라, 남로당 숙청과 김일성의 권력 강화라는 정치적 필요에서 이념적 프레임이 동원된 전형적인 레드 매카시즘의 사례임을 보여준다. 한편, 2001년 남한 언론은 기밀 해제된 미국 문서를 근거로 임화의 간첩 혐의를 다시 제기하였다. 표면상 이는 간첩설을 확증하는 듯 보이지만, ‘이강국 파일’, ‘베어드 보고서’, ‘파넬 인터뷰’ 등 제한적 접근 자료를 선택적으로 인용하거나 왜곡하는 경향이 확인된다. 이러한 보도는 북한 사례와 마찬가지로 특정 정치적 이해와 이념적 프레임 속에서 구성되고 있음을 보여주며, 임화가 ‘레드 매카시즘’의 희생양이라는 이 논문의 핵심 주장을 오히려 강화한다. 결론적으로, 이 논문은 레드 매카시즘 개념을 적용함으로써 임화의 간첩 혐의에 내재한 정치적·이념적 왜곡을 비판하고, 냉전 정치의 보편적 역학을 이해하는 데 기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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