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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논문

냉전 초기 중·북 문학 교류의 한 장면 - 바진과 이예의 전장 기록에 나타난 이태준 -

A Scene from Early Cold War Sino–North Korean Literary Exchange - Lee Tae-jun in Wartime Records by Ba Jin and Li Ru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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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천
소속 및 직함 서울대학교
발행기관 한국현대문학회
학술지 한국현대문학연구
권호사항 (76)
수록페이지 범위 및 쪽수 383-420
발행 시기 2025년
키워드 #이태준   #바진   #이예   #전쟁문학 기록   #중·북 문학 교류   #이천
조회수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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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1952년은 냉전의 심화와 한국전쟁의 장기화로 동아시아 전체가 이념과 무력 충돌의 긴장 속에 놓여 있던 시기로, 중국은 ‘항미원조(抗美援朝)’를 국가적 구호 로 내세우며 북조선과의 정치·군사·문화적 연대를 강화하였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 아래, 중국 문학계는 ‘공산주의 국제주의’의 이념을 수행하기 위한 문화 실천의 일환으로 북조선 현장 체험과 기록을 장려했고, 이때 바진(巴金)은 대표적인 문학인으로서 두 차례 북조선을 방문하게 된다. 바진은 이미 ‘격류 3부작’을 통해 중국 현대문학의 중심 작가로 자리매김했으나, 1950년대 초중반의 정치적 전환기에 접어들며 ‘개인주의적 감상주의’나 ‘공상적 혁명성’ 등으로 비판을 받았고, 그에 따라 문학적 정체성의 조정이 요구되는 시점에 놓여 있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집필된 『赴朝日記(조선 방문기)』와『生活 在英雄們的中間(영웅들 사이에 산다는 것)』는 전쟁기 체험의 기록인 동시에, 정치적 문학 과제를 수행하려는 시도의 산물이었다. 아울러, 함께 북조선을 방문한 작가 이예(李蕤)의 『走進最可愛的人(가장 사랑 스러운 사람에게 다가가며)』 역시 중요한 전장 기록으로, 주로 교류 일정과 현장 분위기를 담아내고 있다. 이예의 기록은 이태준의 모습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하기보다는 당시의 문화 교류 현장을 보조적으로 증언하는 성격이 강하며, 이러한 차이는 두 문인의 기록을 병렬적으로 고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본 논문은 위의 세 작품 속에서 북조선에서 활동하던 작가 이태준(李泰俊)이 반복적으로 등장하고 재현되는 양상에 주목한다. 이태준은 환영식, 좌담회, 문화 시찰 등의 장면에 빈번히 등장하며, 외교적 접대자 이상의 존재로 기능한다. 그는 때로는 문화 교류의 상징적 인물로, 때로는 상호 감응을 매개하는 존재로 서사화 되며, 전시기 문학 공동체의 정서적 맥락을 드러내는 중요한 단서로 작용한다. 본 연구는 이러한 기록과 형상화 분석을 통해 냉전기 중·북 문학 교류의 실 질적 작동 장면을 재구성하고자 하며, 전쟁과 이념의 시기 속에서 문인 공동체가 형성한 감정 구조와 상호 인식을 탐색한다. 이는 이태준의 전쟁기 활동을 기존의 이념 중심 서술에서 벗어나 다각도로 조망할 수 있는 시도이자, 전시 문학 기록을 통한 냉전기 문화 교류 연구의 한 축을 마련하려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목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