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의 한국문학 연구는 국제 관계의 추이에 따라 몇 차례의 변화를 겪어 왔다. 첫 단계의 대표적 저술인 허문섭의 『조선고전문학사』(1985)는 출간 이후 많은 대학에서 주교재로 채택되면서 초창기 한국문학사 교육과 연구에 있어서 중요한 기준점을 제공하였다. 이후 1990년대부터는 한중 수교를 계기로 남한에서의 연구 성과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면서 남북한 사이의 균형을 추구하는 경향을 보여주었다. 최근에는 자체 내의 축적된 연구 역량을 바탕으로 동아시아적 상호 관계성을 추구하며 나름의 독자성을 강조하는 경향이 엿보인다. 이암 외, 『조선문학통사』(2010)는 현 단계에서 중국의 한국문학 연구 수준을 집대성한 대표적인 업적으로 알려져 있다. 두 문학사는 시기별로 서두에 일반적인 개황을 제시하고 대표 장르의 동향과 주요 작가 및 작품을 다루는 방식으로, 중국의 문학사가 채택하고 있는 일반적인 체제를 따르고 있다. 『조선고전문학사』는 민족적 양식을 우선적으로 배치하고 통시적인 합법칙적 계승 관계를 강조하였지만, 상대적으로 불교문학이나 한문학, 연극 등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 작품의 해석과 평가에서는 지배와 피지배, 민족과 외세, 사실주의와 낭만주의 등 이분법적 구도의 과도한 적용이 엿보인다. 『조선문학통사』는 한문학과 불교문학, 비평문학의 비중을 확대하였고, 특히 한중 교류와 관련하여 사절문학 등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문학 현상 이면의 ‘토양’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범 문화권의 차원에서 동질성과 이질성을 드러내려는 노력은 바람직한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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