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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논문

백석·동화시·『집게네 네 형제』: 남북한에서의 생산·독해·정전화 문제를 중심으로

A Study on Baek Seok’s Poetic Fairy Tale — Focusing on The Four Brothers of the Crab 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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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최현식
소속 및 직함 인하대학교
발행기관 한국국제문화교류학회
학술지 문화교류와 다문화교육
권호사항 14(5)
수록페이지 범위 및 쪽수 591-632
발행 시기 2025년
키워드 #백석   #북한   #『집게네 네 형제』   #동화시   #정전   #최현식
조회수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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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이 연구는 백석의 동화시집 『집게네 네 형제』(1957)가 남북한에서 어떻게 생산되고수용되었으며, 정전화 과정에서 전격 배제되거나 포용되었는가를 밝히고자 한다. 북한에서 ‘도식주의’ 비판이 전개되던 시기, 백석은 오직 사상성과 교양성만 강조하는 권력과 이념 지향의 문인들에 맞서, 언어의 순수성과 시의 음율성을 일관되게 내세웠다. 또한 이상적 사회주의의 건설을 위해 인민의 언어와 생활, 문화에 초점을 맞춰야 함도 잊지 않았다. 그는 이 과정에서 인민들의 연대와 헌신을 높이 사는 한편 부유층의 횡포와착취, 그리고 인민의 소극적 행동을 날카롭게 비판하는 『집게네 네 형제』를 출간했다. 북한의 문단 권력은 이 시집에 대한 높은 평가에도 불구하고, 이후 발표된 백석의 동시들과 시집들에 대해서는 사상성과 계급성이 부족하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 결과 백석은 ‘현지 파견’의 형식으로 깊은 오지 ‘삼수’에 있는 목장으로 추방되어 양치기 생활을 하며 체제 찬양의 시 쓰기에 자의반 타의반 동원되기도 했다. 그러나 『집게네 네 형제』와 여타의 동시집들은 끝내 폐기되거나 금서로 지정되어 인민 독자들의 손에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비운을 겪게 된다. 하지만 1997년 남한에서 처음 발간된 『집게네 네 형제』는 문인과 연구자, 일반 독자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리게 된다. 그 결과 2010년을 전후로 이 시집에 실린 「개구리네 한솥밥」 「준치 가시」가 초등학교 『국어』 및 『국어활동』에 실려 공적인 교육 자료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북한에서는 사상성과 교양성의 부족으로 ‘정전화’의 기회를 박탈당했다면, 남한에서는 시의 음악성과 미학적 완성도, 상호 연대와 선행의 주제의식에 대한 탁월함을 인정받아 ‘정전화’의 기회를 획득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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