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남한의 <우리말샘>과 북한의 조선말대사전(2017)에 수록된 예문을 비교ᄋ대조하여, 동일한 언어 체계가 서로 다른 사회문화적 맥락 속에서 어떠한 차이를 보이는지를 확인하는 데 목적이 있다. 본 연구를 통해 다음과 같은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첫째, 두 사전의 예문 출처를 비교한 결과, <우리말샘>은 약 121만 건의 예문 가운데 25.7%에서 출처를 명기하며 뉴스ᄋ보도ᄋ번역문 등 현대 매체 자료가 광범위하게 활용되었다. 반면 조선말대사전은 약 5.6만 건의 예문 중 59.9%에 출처를 제시하지만, 혁명문학이나 정치ᄋ역사 서사 등 특정 문헌에 편중되어 있었다. 둘째, 형태소 기반 고빈도 어휘 분포에서는 <우리말샘>이 일상적이고 정보적인 명사가 상위에 집중된 반면, 조선말대사전은 ‘혁명’ ‘인민’ ‘조국’등 이념적 색채가 짙은 단어와 ‘어머니’ ‘아버지’ ‘동무’같은 가족ᄋ공동체 관련 어휘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였다. 셋째, 어휘 네트워크 분석에서는 가치중립적 시드어 ‘사람’ ‘집’을 중심으로 한 공출현 관계를 살펴보았다. <우리말샘>은 ‘신문’ ‘기사’ ‘서울’ ‘한국’과 같은 현대 사회 및 매체 관련 어휘와의 폭넓은 연결을 보여주었으며, 조선말대사전은 ‘혁명’ ‘평양’ ‘수령’ ‘장군’등 체제와 이념을 상징하는 단어 및 가족ᄋ귀향 맥락의 어휘와 강하게 결합하였다. 이와 같은 결과는 사전 예문이 단순한 의미 설명을 넘어, 편찬의 선택과 사회문화적 배경에 따라 서로 다른 의미적 지향을 드러내는 담화 텍스트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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