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방위비삭감을 통한 여성복지 증진을 주장한 1990년대 방위비삭감운동을 여성평화운동의 맥락에서 평가하고, 변화된 한반도 안보환경에서 평화와 복지를 공진시키고자 했던 당시 운동의 현재적 함의를 살핀다. 연구질문은 다음과 같다. 세계적으로 냉전이 종식되는 1990년대 한반도에서 대포냐 버터냐의 논쟁은 어떻게 전개되었는가. 한국의 여성평화운동가들은 군사비 지출과 사회복지 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개념화하고 무엇을 요구했는가. 북한 핵·미사일 고도화와 ‘적대적 두 국가론’ 선언에 따른 남북관계 패러다임의 전환과 함께, 핵국가들의 핵 현대화 및 비핵국가들의 핵무장 시도 증대, AI 첨단기술이 핵 정치와 결합하는 ‘새로운 핵 시대’의 국제안보환경에서, 탈냉전 초기 ‘군축을 통한 복지’ 구상은 어떤 정치적·정책적 함의를 갖는가. 평화배당금을 요구했던 탈냉전의 입구와 세계적으로 무력분쟁, 군비증강 압력이 높아가는 현 국면의 대비 속에서 이 연구는 여성주의평화연구의 관점에서 여성 이슈로서 평화를 접근한 1990년대 방위비삭감운동의 지향과 전략을 분석함으로써, 다른 미래를 위한 새로운 상상의 단초를 얻고자 한다. 지속가능한 한반도 평화구축을 위한 기회의 창이 닫히는 것처럼 보이는 현 상황에서 한국 안보담론에서 간과되었던 시민사회, 여성운동의 역할과 서사를 조명함으로써 새로운 평화·복지 균형을 모색하는 데 필요한 성찰을 탐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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