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북한이탈주민의 월경을 문화적으로 접근하여 이들의 이동과 북·중 경계지역의 다층적 관계성을 탐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월경을 감행한 대부분의 북한주민이 경계지역 출신이었다는 점을 주목하고, 이들에게 있어 북·중 경계지역은 국경으로 구획된 것이 아니라 일상의 공간(들)으로 작동하였음을 주장하고자 한다. 경계지역 북한주민은 북·중 경계지역을 관통하는 다양한 삶의 경험을 통해 그들만의 장소 감각을 구축하여 이 지역을 자신들의 정체성의 ʻ장소ʼ로 실천하고 있다. 즉 북한주민은 신체를 통해 북·중 경계지역을 감각하였고, 이를 통해 구축된 친밀감을 바탕으로 한 장소 감각은 이들의 대량 탈북의 동인이 되기도 하고, 이후 이들이 불법적인 신분에도 불구하고 경계지역에 정주하게 한 배경이 된다. 하지만 장소로의 북·중 경계지역은 행위주체에 따라 다르게 감각되기도 하는데 특히 탈북여성은 불법적인 신분과 더불어 ʻ여성ʼ으로의 불평등한 공간의 배열과 젠더화된 장소 감각을 구축하게 된다. 이렇듯 북한이탈주민의 이주와 북·중 경계지역이라는 공간의 다층적 관계를 감각하는 ʻ장소ʼ라는 개념을 통해 살펴봄으로써 북한이탈주민의 이주를 추동했던 경계지역의 문화적 자원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궁극적으로는 북한이라는 공간을 수많은 일상의 공간(들)로 이루어진 변화와 과정의 가능성이 있는 ʻ장소ʼ로 다시 살펴볼 것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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