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북한연구는 북한의 외교행태를 단순히 선전선동에 입각한 ‘전술’차원으로 접근하면서 북한레짐의 독특한 성격 자체에 의거하여 북한의 커뮤니케이션 행위를 일률적으로 묘사해왔다. 이 글은 북한의 커뮤니케이션 행위와 전략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북한이라는 국가 행위자가 작동하는 북한 국내외 커뮤니케이션 환경과 조건을 면밀히 고찰할 것을 제시한다. 북한의 커뮤니케이션 구조는 북한당국 중심의 수직적 선전 커뮤니케이션과 탈북자, 탈북 브로커, 상인, 밀수업자들과 같이 국경선을 넘나들며 내부·외부정보를 유출입시키는 초국가 행위자들에 의한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으로 구성된다. 이러한 이질적 커뮤니케이션의 작동은 국제적으로 폐쇄된 북한 커뮤니케이션을 열린 네트워크로 작동하게 했는데, 그 결과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된 커뮤니케이터로서의 북한은 깡패국가, 거짓말쟁이라는 실추된 명성을 회복하기 위해 미디어 매체를 통해 국제청중에 대해 직접적으로 호소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희소정보에 대한 폭로와 청중비용을 발생시키는 자기손실의 위장전략은 이러한 북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의 중요한 내용이며, 그러므로 전통적으로 북한정권이 사용해온 선전선동과 대외선전 전략을 단순히 협박이나 남남갈등 유발전략으로 이해하는 것은 북한 커뮤니케이션 환경이 대내외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간과하는 것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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