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이후, 북한의 구비문학 분야에 대한 연구가 심심치 않게 이루어졌고, 상당한 상과를 거두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연구들은 남북한의 체제적 차이에 의해 형성된 북한 설화관의 특수성에 주목한 경향이 있다. 하지만 북한의 설화에 대한 연구가 ‘통일’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그러한 차이를 부각시키는 일보다 남북한의 설화 연구가 소통할 수 있는 길을 찾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고 보인다. 그러한 생각으로 이 연구에서는 북한 구전문학계에서 주요한 자료로 여겨지고 있는 <마십굴> 전설을 소개하며, 그 서사가 지닌 힘이 무엇인지 고찰해 보고자 한다. 특히 <마십굴>의 서사는 심층적인 차원에서, 현재 남북한의 분단 상황을 고착시키고 있는 분단서사의 일면을 보여 주는 지점이 있다. 그러므로 이 논의를 통하여 분단서사를 극복하고 통합서사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발견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아울러 북한 설화를 연구하는 이들에게는 이후의 연구 방향에 하나의 제언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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