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천안함 피격의 행위자-네트워크’가 형성되는 과정을 기술하고, 천안함 사건에서 드러난 분단체제의 세 가지 속성(불안정성, 행위자-네트워크의 행위자-네트워크, 수행성)을 제시하였다. 천안함 침몰이 발생한 뒤, 한국 정부는 ‘북한 어뢰에 의한 천안함 격침’이라는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천안함 피격의 행위자-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위해 국내 및 국제 사회에 문제제기를 하였다. 한국 정부는 사건 직후 내부의 혼란 때문에 조사와 문제제기를 순조롭게 추진하지 못하였다. 또한 한국 정부의 문제제기는 정부의 조사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들과 정부 조사단 사이의 과학논쟁을 거치면서 애초에 의도한 행위자-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성공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한반도 정세가 더욱 악화되면서, ‘천안함 피격의 행위자-네트워크’는 안정화되기 시작한다. 이러한 실패와 안정화의 과정은 행위자-네트워크로 이해된 분단체제가 본질적으로 불안정할 수밖에 없으며 또한 이러한 불안정성이 분단체제 행위자-네트워크 자체의 중첩성과 수행성을 통해 통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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