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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논문

1960년대 소설과 민족/국가의 경계를 사유하는 법

Novels in 1960s and Thinking about the Boundary of Nation/State

상세내역
저자 김미란
소속 및 직함 성균관대학교
발행기관 한국학연구원
학술지 한국학논집
권호사항 (51)
수록페이지 범위 및 쪽수 179-215
발행 시기 2025년
키워드 #4월혁명   #민족   #국가   #경계   #「광장」   #김미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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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4월혁명은 무엇보다 이승만 정권에 의해 도탄에 빠진 국가를 수호한다는 관념에서 추동되었다. 그에 따라 이 시기의 정치적 상상력은 남한을 균질적인 영토로 단일화하는 데 집중되었기 때문에 북한은 여전히 ‘적’으로 간주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월혁명으로 정권이 바뀜에 따라 정치적 사유의 지평은 일시에 확장되었고, 특히 남한 사회에서는 북한이 새로운 탐구의 영역으로 등장하기 시작한다. 이것은 북한에 대한 정보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그것을 요구하는 태도가 형성되기 시작하였음을 뜻한다. 그리고 이것은 남과 북, 그리고 한반도에 대한 공간적 상상력이 재구성되는 일과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었다. 「광장」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최인훈 자신의 말처럼 「광장」이 4월혁명의 산물이라면 그것은 혁명을 통해 남과 북이 모두 정치적 사유의 영역 안에 들어올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광장」에서 그는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두 정치체를 탐사하는 작업을 일관되게 수행함으로써 한반도에 대한 남한의 대표성을 주장하는 당대의 지배 담론 바깥에 설 수 있었다. 이것은 「광장」의 이명준이 한반도의 분단을 양 체제의 가능성을 실험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었음을 의미한다. 최인훈의 「광장」이 혁명을 경험한 사회에서 국가에 대한 사유의 지평은 어느 정도까지 확장될 수 있는가를 예시하였다면, 연좌제의 문제를 직접적으로 거론한 김동립의 「연대자」와 김이석의 「흐름 속에서」는 혁명의 경험이 소설의 정치적 소재를 어느 정도까지 넓혀 줄 수 있는가를 보여주었다. 그렇지만 이 소설들보다는 군사 쿠데타 이후 반공주의가 더 큰 위세를 떨침에 따라 검열이 강화되면서 정치적 상상력이 위축, 축소된 상황에서 등장한 남정현의 「부자전 상서」와 「천지현황」, 안수길의 「IRAQ에서 온 불온문서」와 「동태찌개의 맛」이 더 주목된다. 이 소설들을 통해 작가들은 금지된 공간으로 이동한 자들과 그의 가족들이 국가의 지속적인 감시를 받는 상황을 부각시킴으로써 국가의 폭력성을 고발한다. 이 과정에서 국가는 누가 ‘세뇌’되었는지 확인 불가능한 공간으로 재현되며, 그에 따라 남한 공간의 정치적 불투명성이 강조된다.
목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