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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논문

‘헌법적 정체성’ 확립의 과제와 북한이탈주민의 헌법적 지위

The Task of Establishing the ‘Constitutional Identity’ and the Constitutional Status of North Korean Defectors

상세내역
저자 이덕연
소속 및 직함 연세대학교
발행기관 한국법학원
학술지 저스티스
권호사항 136
수록페이지 범위 및 쪽수 27-63
발행 시기 2025년
키워드 #탈북민   #헌법적 정체성   #헌법적 애국심   #탈북민의 국적문제   #영토조항   #이덕연
조회수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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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종래 탈북민에 관한 연구는 대부분 주로 실증적인 학문분야에 초점을 맞추어 왔다. 탈북민의 수가 급증하고 있는 오늘의 상황에서 기존의 미시적이고 즉응적인 양식의 탈북자정책은 근본적으로 개편 및 보완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탈북민문제에 대한 기본인식의 지평을 재구성하고, 새로운 전향적인 패러다임을 구축하여 공감대를 넓히는 것이 필수적인 선결과제이다. 탈북민문제는 일방적인 적응과 그 지원에 초점을 맞춘 ‘부분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남한 주민과의 상호관계를 설정하고, 그 과정 속에서 문화 및 사회심리적 차원에서 상호간에 기본인식과 태도를 전환해야 하는 ‘전체의 문제’이다. 이러한 기본인식과 태도를 바르게 정립하는 과제는 통일한국의 바람직한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필수적인 대화, 즉 ‘바른 역사기억’의 문제이다. 또한 동포이되, 정치사회, 문화적으로는 이방인이라고 할 수 있는 탈북민이 남한 사회에 정착하여 적응하는 문제는 본격적으로 다문화사회로 접어든 우리사회에서 가장 전형적인 ‘다문화사회문제’로 접근되어야 할 문제이다. 이렇게 재설정된 탈북민문제는 모든 생활영역에서 헌법해석 및 헌법정책론 차원에서 헌법규범을 구체적으로 실현해나가는 문제, 즉 오롯이 ‘헌법문제’로 파악되고, 접근되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종래 민족주의의 담론은 설득력 있는 논리를 제공하기 어렵다. 논의의 환경과 맥락은 다르지만 유용한 접근단서를 제공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J. Habermas의 ‘헌법적 애국심’과 연관하여 유력한 대안의 하나로 ‘헌법적 정체성’의 규범적, 현실적 효용이 주목된다. 특히 탈북민의 보호와 정착을 지원하는 단계에서는 물론이고, 향후 완전한 체제통합 후에 결코 적지 않은 사회적, 심리적 부담과 경제적 비용을 감수해야 할 남한 주민들에게 통일의지와 협력의 용의가 있는지 질문하고 합의를 이끌어 내야하는 과제와 관련하여 감성적인 민족주의의 논리보다는 ‘헌법적 애국심’의 담론이 더 적확하다. 탈북민의 국적문제, 특히 헌법 제3조의 영토조항의 개정론과 관련해서는, 탈북민을 대한민국 국적자로 취급하는 것이 국제법관계와 대북관계의 실정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보는 ‘현실적인 논리’가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설득력이 인정되지만, 탈북민의 국적문제 자체가 헌법규범과 헌법현실의 괴리 속에 자리 잡고 있는 문제인 점에서 현실의 한계를 성급하게 그대로 수용하는 것은 헌법의 규범력을 부정 또는 경시하는 대응으로서 오히려 ‘현실회피의 논리’일 뿐이다. 우선 우리 헌법상 원천적으로 대한민국 국민으로 인정되는 탈북민, 특히 중국 등 제3국에 체류 중인 탈북민에 대한 보호의무는 오롯이 국가의 헌법적 의무이고, 궁극적으로 대한민국의 총체적인 국가역량에 의해 규정되는 국제정치상의 현실적인 한계는 그 의무이행의 단계에서 고려되는 헌법현실의 문제이다. 또한 현실 상황을 고려하여 탈북민의 국적문제에 대한 방침을 변경하여 북한 국적자로 취급하거나 또는 적어도 대한민국 국적자로 취급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반드시 영토조항의 개정 또는 헌법해석론의 변경을 통해서만 수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북한과 북한 정권의 실체를 인정하는 문제와 탈북민을 비롯한 전체 북한 주민을 대한민국 국민으로 취급하는 것이 현실적으로는 일견 모순으로 보이지만, 이는 문제 자체가 원천적으로 모순의 구조로 주어진 상황에서 비롯되는 것인 바, 현실적으로 필요한 경우 얼마든지 다원적으로 차별화된 접근이 가능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영토조항’의 개정을 비롯하여 탈북민의 국적문제에 대한 기본방침의 변경은 성급하게 서두를 일이 아니다.
목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