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으로 입국한 북한이주민들의 수가 2만 5천여 명에 다다르고 있다. 이 글은 북한이주민 남한사회 정착과정에 민간단체 차원에서는 가장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한국 교회 프로그램에 대한 민족지이다. 북한이주민 사역 현장을 남북한 사람들의 문화 접촉 지점(contact zone)으로 보고, 그 안에서미세하게 벌어지는 남한 교역자와 북한이주민 교육생간의 문화화 과정의 주요 단면들을 서술한다. 북한 사회 및 북한이주민의 특수한 삶의 내력 이해를 전제로 한 북한이주민 사역 현장에서는 실제로문화상대주의적 접근이 미약함을 문제로 지적한다. 남북한 주체간의 문화이질성 경험은 분단 체제하에서 남북한 국가 이데올로기로 양성한 민족동질성 신화 및 북한에 대한 남한 중심의 문화우열 의식을 반영한다. 이분법적 냉전 구도하에서는 북한이주민의 과거와 문화 정체성은 부정적 타자로 폄하되며, 따라서 주체사상에서 기독교로의 개종이 목적론적으로 유도된다. 북한이주민 사역 현장에서강조되는 남한 자본주의 체제 적응에 적합한 경쟁적 가치관 습득과, 민족복음화의 잠재적 사역자로거듭나는 기독교로의 개종은 남한 사람들의 민족적-종교적 열망이 투영된 이상적 북한이주민상이다. 북한이주민들에게 이러한 기대는 부담이면서도 동시에 미래지향적 권능을 체험하는 중층적 성격이 있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미래 사역자적 지위를 보장받기 위해서는 북한이주민들만이 변화해야하는 대상이 아니라, 남북한 문화 이해와 소통의 주체로 인정받아야 함을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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