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코리안이 주권과 영토의 불일치 상황, 곧 주권․영토의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귀환․귀국을 하는 것이었고 또 다른 하나는 상실된 권리와 책무를 일본에서 회복하는 것이었다. 주권․영토의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재일코리안의 노력은 전자에서 후자로의 전환, 곧 ‘국민’-단일국가 단일국민론에서 ‘시민’-다국가 시민론으로 그 포맷을 바꾸어갔다. 이러한 전환이 이루어진 것은, 해방 이후 한 세대가 지난 1970년대 차별반대투쟁과 80년대 지문날인 거부투쟁을 거치면서부터였다. 이글은 특히 두 번째 길, 한국 국적 혹은 북한의 해외공민 자격을 유지하면서도 일본에서도 시민으로서 권리와 책무를 다하면서 살아가는 길, 곧 다국가 시민의 시민권-시민으로서의 권리와 책무에 보다 주목하고 있다. 이는 영화 ‘피와 뼈’, ‘디어 평양’, 그리고 영화 ‘달은 어디에 떠 있는가’에서처럼, 재일코리안 2․3세들이 1세와 대립 갈등하면서 일본에서 ‘시민’으로서 어떻게 살아갈지를 그려낸 대목에서 특히 잘 살펴볼 수 있다. 이 때 ‘시민’으로서의 삶이란 ‘다국가 시민’으로서의 권리와 책무, 곧 남과 북과 일본이라는 다국가 시민권의 깊이와 범위를 확장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재일코리안에게 늘 요구되었던 것은 선택이었다. 조국인가 일본인가, 혹은 남인가 북인가의 선택을 어려서부터 늘 강요받아왔다. 하지만 재일코리안은 그 중 하나가 아니라 그들 모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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