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의 목적은 재일코리안 민족은행의 창업과 성장과정에서 발생한 정치적, 경제적 요인에 주목하여 두 영리조직의 특징을 비교분석하는 데 있다. 연구 결과 밝혀진 재일코리안 민단계와 총련계 양 조직 민족은행의 특징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민족은행의 전개과정은 1950년대 초반에 설립되기 시작하여 1960년대 일본 전국으로 확대되었고 산재한 민족기반을 바탕으로 1980년대 초반까지 일본 대부분의 지역에 진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민족은행의 설립경향은 남북대립 성향이 재일코리안 사회에도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생각된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조은이 약간 먼저 설립되어 오사카, 도쿄, 효고, 아이치, 교토 등 대도시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상은은 주로 일본 대도시, 조은은 조직원 상호간 강한 민족 연대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소도시지역까지 진출할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셋째, 민족은행의 규모별 특징은 출자금을 제외한 예금이나 대출금, 조합원 수에서 총련계 조은이 민단계 상은보다 우위를 점하였다. 그 이유는 총련계 조은이 먼저 설립되어 동일민족의 회원자격 부여와 총련 조직의 우위를 반영한 것으로 생각된다. 넷째, 양 조직의 경영조직문화의 차이를 살펴보면 총련계는 재일동포의 생활권 및 기업권확립 운동을 중심으로 한 조직적인 특수성을 보이는 반면, 민단계는 개인중심의 조합원간 상호부조와 도전정신의 성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섯째, 민족은행은 설립과정에서부터 민단계와 총련계의 대립과 경쟁구도로 바뀌면서 초기 민족금융기관의 성장발전과 민족기업의 성장에 크게 공헌한 것으로 생각된다. 그 이유는 민족기업이 민족차별에 따른 일본금융기관의 대출제한으로 동종의 민족은행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재일코리안 민족은행은 1960년대 이후부터 1980년대 후반까지 성장세를 지속하다 1990년대 이후 쇠락의 길을 걷게 되었다. 2000년대 이후에는 일본 내 반북분위기의 확산에 따른 일본사회의 우경화, 글로벌 외환위기와 경제 불황, 민족금융기관 경영자의 도덕적 해이와 배임 등 다양한 정치적 경제적 요인들로 인해 경영파탄을 맞이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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