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민주화 이후 남한 사회 통일담론의 지형을 홀로주체적 담론 대 서로주체적 담론의 대립으로 새롭게 해석한다. 기존 연구와 달리, 대북자세 즉 홀로주체적 자세와 서로주체적 자세의 차이가 통일담론의 근본 대립축이라고 본다. 먼저 홀로주체적 담론은 북한을 통일의 대상으로만 보고 동등한 주체로 인정하지 않는다. 한반도 문제의 책임은 북한에 있으며, 통일문제는 곧 북한문제다. 따라서 비정상적인 북한을 변화시키는 것이 바른 통일이라고 본다. 반면 서로주체적 담론은 북한을 통일과정의 동등한 주체이자 파트너로 인정한다. 문제는 북한이 아니라 남북 ‘관계’에 있다. 따라서 남북관계 정상화가 필요하며 남북 간 합의통일을 추구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남과 북 쌍방이 함께 변화해야 한다고 본다. 이 글은 남남갈등의 원인을 대북관과 좌우대립, 통일-반통일, 햇볕정책에 대한 찬반에서 찾던 기존 해석과 다르다. 첫째, 대북관이 아니라 대북자세가 근본 갈등전선이다. 둘째, 홀로주체적 담론과 서로주체적 담론의 대립은 좌우 또는 진보-보수의 대립과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 셋째, 홀로주체적 담론과 서로주체적 담론의 대립은 통일 대 반통일의 대립구도와도 일치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대북포용정책에 대한 찬반도 통일담론의 지형을 나누는 중심축이 아니며, 대북자세의 차이가 근본적인 대립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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