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 유럽에 위치하고 있는 작은 내륙․산악 국가인 스위스는 제1․2차 세계대전시 중립을 유지하면서 전쟁을 억제하였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시는 추축국에 둘러싸여 독일군이 수차례 침공을 계획하였으며, 군사력에 있어서 열세하였고, 정치․경제적으로도 대단히 취약하였지만 이를 모두 극복하고 효과적으로 위기관리를 하여 독립을 유지하였다. 스위스가 주변의 위협을 극복하면서 독립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중립국이라는 국가적 특수성 외에 무장중립정책을 바탕으로 군사적 대비를 소홀히 하지 않으면서 전 국민적인 총력방위정신과 국가지도자의 리더십에 기인한다. 제2차대전시 전쟁의 위협이 다가오자 프랑스와 비밀리 군사협정을 맺는 등 정치․외교적인 노력과 군․정을 분리하고 기상장군을 최고사령관으로 임명하였다. 최고사령관은 군 장교들에게 스위스 건국 혼을 상기시키면서 저항정신을 고취시켰고, 전 국민의 1/10이 넘는 병력들이 민병군으로 동원돼 국경지역에 배치되었다. 60살이 넘은 노인이나 여성, 병역의무가 없는 젊은이들은 지역방위대로 동원돼 향토방위에도 투입되었다. 알프스가 저항거점으로 준비됐으며 장기전에 대비하여 식량과 탄약이 준비되었고, 악천후에서 무기취급과 숙영, 게릴라전 훈련도 실시되었다. 국민들에게는 배급제가 실시되었으며, 농작물 생산증대를 위해 전국토가 경작지화 되었다. 알프스 산지의 지하자원 개발도 추진되었다. 이적 활동을 하는 조직들은 엄격한 법적조치를 받았고, 반역자들은 신속히 재판을 받고 처형되었다. 전쟁을 억제하기 위한 대응전략들이 스위스의 독립과 중립을 유지하기 위해서 시행되었으며, 그러한 노력들은 독일군의 침공을 억제하는데 기여하였다. 오늘날 주변의 위협이 사라진 상황에서 일부 군대를 폐지하자는 주장도 없지 않으나 다수는 여전히 무장중립정책을 기본으로 하는 의무병역제를 선호하고 있다. 정부는 법적으로 민방위 시설의 설치와 훈련을 강제하고 있으며, 민방위체제는 세계에서 가장 발전된 국가로서 700만여 명의 전 국민이 대피할 수 있는 시설도 유지하고 있다. 무장중립국 스위스의 제2차 세계대전시 전쟁억제노력은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북한의 도발에 노출돼 있으면서 언제라도 작은 충돌이 전면전으로 확대될 수 있는 한반도의 특성을 감안한다면 스위스의 전쟁억제노력은 우리에게 좋은 교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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