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목적은 안철수 지지집단의 이념성향에 대한 경험분석을 통해, 이들이 진보 혹은 보수 가운데 한 집단에 속하기보다 두 성향의 일부를 ‘공유’하는 ‘복합적 유권자’임을 보이고자 하는 것이다. 주관적 이념성향으로만 파악했을 때 안철수 지지집단은 진보에 가깝다. 그러나 주요 쟁점에 대한 태도를 중심으로 보면, 안철수 지지집단은 복지확대와 재벌규제에서는 진보집단에 가깝지만, 우리 사회에서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핵심 쟁점이 되고 있는 대북정책에서는 진보/보수 모두와 거리를 두는 중도적 성향을 보인다. 또한 현실의 진보/보수 균열과는 관련 없지만 물질적 성공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물질주의자에 가깝기도 하다. 이들이 탈물질주의자이기에 진보적이라고 규정했던 주장과는 상반된 결과다. 특히 안철수를 지지하다가 박근혜에게 투표한 ‘안철수우파’와 안철수를 지지하다가 문재인에게 투표한 ‘안철수좌파’는 주관적 이념성향에서는 보수와 진보로 갈리지만, 주요 쟁점항목의 관점을 공유하는 동질적 집단임이 확인된다. 본 연구의 의미는 진보/보수라는 이념균열이 여전히 중요하지만, 그것과 구분되는 ‘복합적’ 성향을 갖는 유권자층이 등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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