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의 목적은 북한의 한국전쟁에 대한 인식 및 평가가 1950년대 북한의 전쟁시에서 어떠한 양상으로 드러나며 또 어떻게 변화해 가고 있는지를 고찰하는 데 있다. 현재 북한이 표방하고 있는 한국전쟁에 대한 인식 및 평가는 1960년대 이후 정립된 것이며 전쟁 수행 당시나 정전 직후에는 이와 달랐다. 북한은 한국전쟁이 진행되던 1950년대 초반은 물론이요, 정전 이후에도 국내외 정치 상황이나 여건에 따라 그 인식 및 평가 내용을 변화시켜왔다. 주목할 것은 이러한 변화 양상이 북한의 전쟁시에 고스란히 반영되어 나타난다는 점이다. 이에 본 논문에서는 안룡만의 전쟁시 개작 과정에 대한 분석을 통해 그 추이를 짚어보고자 하였다. 안룡만의 전쟁시 개작 과정에서 두드러지는 변화 양상으로는 크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 전쟁에 대한 성격 규정의 변화이다. 개전 초 북한은 한국전쟁을 내란으로 규정하지만, 미국의 참전 이후에는 제국주의진영 대 평화애호민주진영의 대결, 전쟁 세력 대 평화 세력의 싸움, 즉 반제평화수호전쟁으로 한국전쟁을 규정한다. 둘째, 전쟁 수행의 사상적 구심점의 변화이다. 모든 전쟁이 그러하듯이 한국전쟁 역시 병사들이 생사를 가르는 전투에 투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전쟁 참여에의 대의와 직결되는 표상이 절대적으로 요구되었다. 개전 초 발표된 작품들에서 수령 일인에 집중되어 있었던 이러한 멸사봉공의 명목적 표상은 정전 후 개작 과정에서 당으로 대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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