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는 한반도 현대사의 격동의 시대였다. 남한에서는 군사정권이 출범하고 민주화 운동이 본격화되었으며 북한에서는 김일성과 김정일의 2대 세습이 공식화된 시기다. 6.25 전쟁이후 처음으로 남북관계의 접촉면이 사회전반에 확대됨에 따라 한국사회의 대북관이 변화의 씨앗을 잉태하기 시작한 시대였다. ‘80년대 한국사회의 대북관은 현실과 이상이 극명하게 대비되었다. ‘80년대 남북관계를 둘러싼 갈등과 이견이 합리적이고 생산적으로 정리되지 못하고 국내 정파간에 정치적 이해득실과 맞물리면서 체계적인 사회과학 논쟁이 이루어지지 못한 시대적 상황은 오늘날 남남갈등에 근원이 되고 있다. 특히 북핵문제가 표면화되기 전이라 국제정치적 갈등구조가 본격적으로 형성되지 않았다. 따라서 북한문제도 아직은 국제화되기 이전이었다. 합리적인 담론이 형성되어야 하는 당위성이 있었던 시대였다. 동서독 통일과정에서 서독 내부의 통일 담론이 정쟁과 시민사회의 갈등으로 이어지지 않고 긍정적으로 합의를 도출하였던 이상론은 우리사회에 유용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당시 남북관계의 시대상황을 통해 협력과 대립, 보수와 진보, 체제유지와 변화 모색과 같은 특징적인 핵심화두를 발견함으로써 오늘날 보․혁 세력 간에 갈등의 근원을 이해하고 상호간 인지 폭을 확장시켜 최종적으로 이를 수렴하는 대안을 모색하는 것도 향후 한국 정치와 학계의 과제이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