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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논문

동아시아 안보에서의 초국가적 위협

Security and Transnational Threats in East Asia

상세내역
저자 이기완
소속 및 직함 창원대학교
발행기관 동아시아국제정치학회
학술지 국제정치연구
권호사항 16(2)
수록페이지 범위 및 쪽수 54-69
발행 시기 2025년
키워드 #East Asian Security   #Transnational threats   #Nuclear Weapons   #Nuclear Power Plant   #Piracy   #이기완
조회수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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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내역
초록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냉전의 잔재가 계속되고 역사 문제와 해양 영토 문제 등의 국가 간 미해결의 정치적 이슈에 결박되어 있는 동아시아 지역은 북한의 핵 보유와 한중일 3국의 원자력 사업의 확대, 그리고 말라카 해협의 해적 활동 증가에 의해 초래될 수 있는 초국가적 위협의 가능성이 전쟁 이상의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지만, 전통적인 국가 주권과 군사 안보에 집착하여 이러한 초국가적 안보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있지 못함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안보를 단순히 군사적 영역 내지 인간 안보적 차원으로 구분하고 그 개념을 대칭적인 것으로 파악하는 것은 매우 비현실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북한의 핵개발은 국가 안보 추구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진행되었지만, 이로 인해 발효된 유엔 안보리에 의한 북한에 대한 경제봉쇄 조치는 북한의 경제난과 식량난을 가중시키고 주민들의 삶의 질을 악화시켜 인간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부메랑으로 작용했다. 또한 북한의 핵보유는 단지 남북한의 국가 안보 차원의 문제로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주변국으로의 핵확산을 초래하여 동아시아 지역질서의 불안정성을 증폭시키고, 종국적으로 중일 간 패권 경쟁을 가속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다. 더욱이 북한의 핵은, 만에 하나 북한 체제가 공고화되지 못한 채 권력 투쟁에 빠져 핵에 대한 통제권을 상실하는 경우, 일부 세력들이 소형 핵탄두 내지 그 기술을 이슬람 과격 집단에게 판매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 경우 핵 억제력이 붕괴되고 핵 테러리즘의 가능성도 또한 그만큼 커지게 될 것이다. 한편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교훈 삼아 원자력 발전이 초래할 수 있는 위협의 측면만을 강조하여 탈 원전만이 인간 안보를 지키는 유일한 방법인 것처럼 주장하는 것도 ‘원전 르네상스’를 지향하는 동아시아 지역에서 에너지 문제의 본질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한중일 3국은 석유 자원이 부족하고 말라카 해협을 통해 원유의 70% 이상을 수입하고 있는 자원 소국이기 때문에 이들 국가들은 원자력 발전에 기초하여 에너지 공급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한다는 국가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원자력 발전은 유사시 핵무기 개발을 위한 군사 안보적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이처럼 원자력 발전 사업에 대한 확대 필요성을 주장하는 한중일 3국도 역설적으로 자연재해나 국제 테러 집단들의 공격에 의해 원전 사고가 발생하는 최악의 상황에 대해 효율적인 대응체계를 갖추고 있지 못하다. 이 때문에 후쿠시마 원전과 같은 사고가 발생하면 부실한 관리체계로 인해 국경을 초월하여 개개인의 생존과 안전을 크게 위협하는 초국가적 위협으로 발전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결국 국가 안보와 인간 안보는, 비록 이중적인 개념으로 상호 갈등의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초국가적 위협으로부터 초래되는 공포로부터의 자유를 보장하고 인간의 기본적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인간 안보의 담지자는 국가 안보가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북한의 핵개발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서 알 수 있듯이 국가 안보가 자동적으로 인간 안보를 보장해주지도 못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초국가적 위협 요인으로 전치될 수도 있다. 더욱이 테러리즘과 같은 초국가적 위협은 국가 안보와 인간 안보를 동시에 위협하는 요인이자, 어느 개별국가 문제가 아니라 동아시아 공동의 문제, 더 나아가 전 세계의 문제이다. 즉 초국가적 위협은 국내 문제와 국제문제의 구별이 모호하기 때문에 어느 한 국가가 군사력을 동원하여 해결하기에는 커다란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어 국가 간 협력과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을 통해서만 억제할 수 있다. 그런데 동아시아 지역은 중일 간 패권 경쟁과 미해결 정치 쟁점으로 인해 초국가적 위협의 가능성이 높아지고는 있지만, 이에 대한 지역 공동체 차원의 해결 노력은 아직까지 답보상태에 있으며, 오히려 국제 테러 조직이 국가 안보와 인간 안보를 위협하는 문제들에 개입할 수 있는 기회가 역설적으로 더 커지고 있어 초국가적 위협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목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