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재북 작가 남궁만의 해방 직후 희곡 <복사꽃 필 때>(1946), <하의도>(1946), <제주도>(1947), <봄비>(1937) 그리고 <홍경래>(1947)에서 구현되는 멜로드라마적인 특징을 살피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그의 작품에서는 혼란스럽고 불안한 정서를 토대로 한 멜로드라마적인 면모가 강하게 경험되고 있는데 이러한 면모를 ‘당시 시대적인 불안함을 반영한 해방기 남궁만 희곡의 특징’으로 구체화하고자 했다. 이전까지는 해방기 희곡에서 드러나는 멜로드라마적인 요소가 희곡의 ‘결여태’로 인식되어 왔지만, 멜로드라마적인 극작술은 혁명기, 즉 전통 질서가 붕괴되는 시점에서 필연적으로 대두되었던 문화 현상으로, 소련에서는 혁명기에 조직적으로 멜로드라마를 구현했었다. 이러한 논거를 바탕으로 본 논문에서는 해방 직후 남궁만의 희곡에서 부각되는 등장인물들의 과잉된 정서와 행위, 삼각관계, 이분법적 선․악 관계를 형성하는 멜로드라마적인 도덕성, 스펙터클 장면을 통한 선정성 그리고 비연속적인 장면의 흐름 등에 대해 살폈다. 남궁만의 해방 직후 희곡 <복사꽃 필 때>, <봄비>, <하의도> 등에서 구현되는 멜로드라마적인 특성은 반제․반봉건이라는 사회문화 조성에 따라 봉건적 삶의 방식, 해방 전 일제의 폭압 그리고 남한에서의 미국의 폭력적인 행위에 대해 정서적으로, 육체적으로 저항하는 인물들을 그려내는 것이었다. 그리고 <하의도>와 <제주도>에서는 남한의 무질서한 상황, 특히 민간인 집단 학살 장면을 선정적으로 형상화하고 이에 비해 북조선에서는 토지개혁 및 새질서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설정을 통해 남궁만의 정치적 해석을 명확히 했다. <홍경래>에서는 홍경래를 갑작스레 등장하는 비범한 영웅, 선전․선동에 능한 멜로드라마적인 영웅으로 형상화하면서 김장군이라는 영웅의 출현을 비유하고 있었다. 남궁만은 해방 직후 희곡에서 멜로드라마적인 극적 전략을 통해 농민들의 계급 해방과 탈식민적 인식 그리고 김장군을 새국가의 지도자로 내세우기 위한 선전․선동을 실현했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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