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조선 시문학에 대한 연구는 여러 성과를 내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부분이 빈 공간으로 남아 있다. 그 직접적인 이유의 하나는 다음과 같은 것인데, 북조선 시문학은 국내에선 ‘특수자료’로 분류되어 접근이 쉽지 않았고, 국외에선 일본이나 중국, 미국, 러시아 등에 산재되어 있어 수집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런 자료 확보의 어려움 때문에 북조선 시문학 연구는 성과도 많았지만 여러 오류가 무한 반복되는 성격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원본의 발굴 및 오류 수정뿐만 아니라 개작본에 대한 검토, 각 시기별로 호명하는 대표적 정전에 대한 연구, 북조선 정전의 소거와 소환을 통한 배치와 재배치에 대한 연구 또는 더 나아가 북조선 사회의 욕망에 대한 복원 작업까지, 이들 연구의 필요성과 이런 작업을 위해서는 공동 연구 또한 절실함을 말하려 했다. 또한 해방과 함께 한반도 남쪽에서는 북쪽을 삭제하기 시작하는데, 1948년 이후 지도 위의 북쪽을 빈 공간으로 만들었다. 한반도 북쪽은 보이지 않는 곳이지만 매우 잘 보이는 곳이기도 했는데, 즉 북조선은 아무데도 없으면서도 공산주의의 위협으로서 모든 곳에 편재하게 되었다. 이런 보이면서도 보이지 않는 공간이었던 북조선에 대한 복원 작업은 현 시점에서 절실한 과제의 하나이다. 또한 북조선 문학에 대한 심층적 연구를 위해서 국민국가라는 틀에서 벗어나 ‘남북관계-동아시아관계-국제관계’라는 큰 틀 위에서 연구하는 방법도 필요함은 물론이다. 필자는 이런 ‘국제관계동학’이라는 큰 틀에서 바라볼 때, 코리아문학의 한 축을 형성하는 북조선 문학 더 나아가 남북문학, 코리아문학의 서로 얽히고설킨 쌍생아적 관계를 해명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이런 연구를 위해서도 남북 학자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미국, 러시아 학자가 함께 참여한 공동 연구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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