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반은 분단극을 쓴 작가일 뿐 아니라 종교극(그 중에서도 기독교극)을 본격적으로 창작한 작가이기도 하다. 그의 종교극은 코러스를 활용하고 제의적 성격을 띠는 등 서구 종교극 운동의 영향을 보여준다. 또한 기독교 성서에 국한되지 않고 보편적 문제에로 소재를 확대한 것이나 기독교의 독선적 관점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은 현대 종교극과 상통하는 면모를 보여준다. 본고는 이반의 분단극에 대한 관심의 연장선상에서 한일 문제를 다룬 두 편의 종교극을 고찰했다. 이 중 <아, 제암리여!>는 다양한 장치를 통해 제암리 사건에 대해 거리 두기를 시도하는 한편 한일 양자의 고통에 주목하도록 이끈다. 그런가 하면 <하늘, 바람, 별 그리고 학>은 일본제국주의 시절 조선에 우호적이었던 일본인을 등장시키거나 일본의 비윤리적 행위를 상기시킴으로써 한일 문제를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보도록 이끈다. 궁극적으로 이들 작품은 타자를 외면하지 않고 타자의 고통에 대해 책임질 때 진정한 자유와 평화가 실현된다는 기독교적 메시지로 요약된다. 또한 이것은 비단 한일 문제를 넘어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다종다양의 갈등에도 적용될 가능성을 보여주는데, 여기에서 이반의 분단극과의 연계성이 도출된다. 이로써 한일 문제를 다룬 종교극은 분단과 종교 문제가 결합·착종되어 있는 이반 희곡의 특징을 보여줌과 동시에, 그의 전 작품세계가 기독교적인 것으로 해석될 수 있음을 드러낸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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