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의 목적은 백석의 시 전편을 대상으로 백석 시에 나타난 ‘마음’의 형상화 방식과 그 의미를 살펴보는 데 있다. 이를 위해 이 논문에서는먼저 백석 시에 나타난 ‘마음’의 출현 빈도와 환경을 분단 이전 시와 분단이후 시로 나누어 살펴보고, 백석 시 전편을 대상으로 ‘마음’의 형상화 방식과 의미 작용을 밝혀 보고자 했다. 특히 백석 시에서 마음이 신체화되고공간화되는 방식을 레이코프의 은유 구조 이론을 활용해 살펴보았다. 그리고 백석 시에서 ‘마음’을 수식하는 형용사들이 특별하게 쓰인다는 데 착안하여 그 형용사들의 용법을 통해 ‘마음’의 의미가 백석 시에서 어떻게구축되고 변화되는지 살펴보았다. 이 논문에서 도출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이 논문에서는 백석 시에 쓰인‘마음’이라는 시어가 ‘가슴’과 구별되어 사용되었으며 백석 시 전편에 걸쳐 고빈도로 사용되었고 긍정적인 특정한 가치를 드러내는 의미로 쓰였다는 사실에 주목하였다. 그리고 분단 이전의 백석 시에서 ‘마음’이라는 추상적인 시어가 구체성을 획득하는 과정에 주목했다. ‘마음’에 밝기와 깊이와 무게를 불어넣음으로써 백석의 시가 ‘마음’을 신체화하고 있다고 보았다. 레이코프의 은유 구조 이론을 활용하여 백석 시에 쓰인 ‘마음’이 무언가를 담아내는 용기(容器)로 은유되거나 지층을 가진 공간으로 은유되고있음을 밝혔다. 이렇게 신체화되고 공간화된 ‘마음’은 백석 시에서 감정의구체성을 획득하는 데 이르게 된다. 분단 이후의 백석 시에서는 ‘마음’의관용적 용법이 두드러지면서 북한 문학의 유형화된 주제를 드러내게 된다. 특히 ‘붉은 마음’이라는 시어의 조합을 통해 사회주의의 열망을 드러냈다. 또한 백석의 시에는 ‘마음’의 상태를 표현하는 형용사들이 비중 높게 쓰였는데 그 중에서도 ‘서럽다’와 ‘슬프다’는 주로 대상에 대한 연민을 드러낼때 사용되었고, ‘외롭다’, ‘쓸쓸하다’, ‘가난하다’, ‘희다’ 등은 화자의 자기성찰적 태도를 드러낼 때 쓰였다는 사실에 주목하였다. 분단 이후의 백석시에서는 ‘마음’을 수식하는 형용사들에도 변화가 생기면서 결국 자기 성찰적 태도도 사라지게 되었다. 이 논문은 백석 시에 쓰인 ‘마음’이라는 시어와 ‘마음’의 상태를 나타내는 형용사들의 용법과 의미를 살펴보는 과정에서 백석 시의 ‘마음’을 이해하는 데 동양 문화권에서 ‘마음’을 이해해 온 방식, 특히 유교의 심학에서‘心’을 이해한 과정과의 관련 속에서 백석의 ‘마음’을 규명할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동양철학적 마음 이해의 이론적 체계를 현대의 인문학적맥락 속에서 자리매김하고자 하는 최근의 통합인문학적 연구 동향은 이논문의 문제의식에도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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