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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논문

박조열 희곡의 ‘동물’과 생태적 감수성

The animal and ecological sensitivity in Park Jo-yeol's pl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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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은하
소속 및 직함 대구대학교
발행기관 현대문학이론학회
학술지 현대문학이론연구
권호사항 (55)
수록페이지 범위 및 쪽수 209-234
발행 시기 2025년
키워드 #박조열   #동물   #탈인간중심주의   #생태적 의인화   #관광지대   #흰둥이의 방문   #오장군의 발톱   #생태주의   #이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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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본 논문은 박조열 희곡에 등장하는 동물을 통해 탈인간중심주의의 관점과 그 기원으로서 작가의 생태적 감수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박조열의 희곡은 한국 현대사의 구체적 현실이었던 분단 문제와 정치 권력의 문제를 대면해서 드러낸다는 점에서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소재와 작가의 전기적 삶이 직접적으로 연관되면서 작품 해석에 일정 정도 답보상태를 가져왔다. 이에 작가의식의 새로운 면모를 살피고자 다른 한국작가의 희곡에는 나타나지 않는 동물 표현에 주목하고자 한다. 첫 작품 「관광지대」에서 ‘소’는 자연스러운 본성을 가진 존재로 그려지면서 남북한협상 담당자들의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태도를 풍자한다. 이 때 소는 북측 대표나농부의 말을 이해하고 의사소통하는 존재로 나온다. 이러한 동물의 특성은 「흰둥이의방문」에서는 주제로서 나타난다. 데모 진압 경찰인 ‘남편’의 집에 ‘흰둥이’라는 개가방문하면서 남편은 동물의 울음 소리를 흉내내게 되고 이를 통해 동물의 아픔을 이해하게 된다. 이 작품은 인간이 말할 권리를 통해 동물에게 억압과 폭력을 행사했던인간중심주의를 비판하며 진정한 타자와의 소통 방식으로 정서적 교감을 제시했다. 「오장군의 발톱」에서는 앞서 「흰둥이의 방문」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언어 능력이 가지는 절대적 가치을 부정하면서 다양한 소통 방식을 의인화를 통해 보여주었다. 이 작품에서는 나무와 꽃, 태양도 인간과 교감하는 존재로 나타나면서 인간 이외의 존재들이 인간과 마찬가지로 생명의 차원에서 모두 동일한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 의인화는 대개 인간의 심리적 투사와 수사적 전략으로서 인간중심적 관점을 내포하고 있는데, 박조열 희곡은 동물을 포함한 자연의 모습을 인간 주체의 의도와 상관없이 스스로 존재할 수 있는, 내재적 가치를 가지는 존재로 의인화했다. 이러한 생태적 의인화는 어린 시절 소와 감응했던 작가의 체험과 생활 사유, 즉 생태적 감수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생태적 감수성은 서구 생태학의 영향과 상관없이 체험과 문화라는 생활 사유로 획득된 것으로 인간중심주의와 자연과의 단절이라는 근대의 부정성에 대한 대안으로서, 그 자생성과 선구성의 의의가 크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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