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김정일 사망 후에 출판된 일련의 추모문학집을 애도와 구원의 코드를 중심으로 분석한다. 집단적 행위로서의 애도는 일차적으로는 슬픔을 표현하지만, 이차적으로는 김정일의 생전의 역사를 기록한다. 여기에 김정은 권력의 정당화 논리가 덧붙여짐으로써 추모문학은 후계구도를 맥락화 한다. 전대 지도자의 유훈과 후계자의 혈통, 통치의 정당성으로 가득 채운 추모문학은 인민의 참여를 통해 국가가 주도하는 역사 쓰기에 인민을 동참시키는 양상으로 전개된다. 이 글은 먼저 사망 시간을 복원하고 현재화함으로써 개인의 시간과 문화적 기억을 결합하고, 이를 통해 역사적 기억으로 구성되는 과정을 살펴본다. 문화적 기억이 투사된 공간은 역사적 공간으로 호명되며, 김정일의 업적과 역사가 재구성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김정일의 죽음에 대한 인민의 죄책감은 멜랑콜리적 징후로 표출되고, 후계자 김정은에게 애정을 투사함으로써 구원받는다는 논리로 코드화 된다. 망자 숭배이면서 역사쓰기인 추모문학은 슬픔을 기저로 한 애도작업이자, 권력 교체에 기여하는 메커니즘이 된 것이다. 이로써 김정일 추모문학은 김정은 후계 구도의 정당성을 기록하는 방식이라 할 수 있다. 김정일 추모문학은 애도과정을 전형화 하고, 기록의 통제를 가시적으로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사적 기억의 틈새가 노출되었고, 애도의 이면에 놓인 불안과 공포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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