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의 목적은 북한에서 우리의 민속전통을 어떻게 계승하고 있는지 실제 모습을 살피고, 그 의미를 밝히는 데 있다. 북한은 민속전통을 시대나 정권에 따라 국민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자 할 때는 그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하였고, 통치 논리에 걸림돌이 된다고 판단될 때는 고루한 것으로 폄하하기도 하였다. 그러므로 민속전통의 가치에 대한 시각이 곧 북한의 정치논리 변화를 읽을 수 있는 척도가 될 수 있다. 일제강점기 이후 민속전통에 대한 관심은 남북한이 같은 맥락에서 이어졌다. 그러나 사회주의적 보편성과 민족의 특수성을 강조하던 북한에서는 민속전통에 대한 관심을 남한보다 우선하였다. 1960년대말까지 전국적인 민속조사가 이루어졌으며, 구전문학에 대한 학문적 체계 수립도 남한에 앞선다. 그러나 1970년 이후 주체사상이 수립되면서 민속전통은 봉건적 유물정도로 홀대를 받는다. 이러한 부정적인 시각은 1989년에 들어 김정일에 의해 변혁을 맞게 되고, 이후 점점 긍정적인 산물로 평가를 받게 된다. 2000년 이후 남한에서는 ‘글로벌화’와 ‘다문화’가 문화정책의 키워드로 부상하면서 민속전통에 대한 관심이 희석된 데 비하여, 북한의 경우는 ‘조선민족제일주의’를 표방하면서 조선의 민속전통이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민속예술의 영역에서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의 변화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데, 민속명절, 의복생활, 식생활에서 전통적인 방식으로 돌아가자는 복고주의적 분위기를 보인다. 이러한 변화의 의미는 북한 주체사상이론의 기반이 ‘조선민족제일주의’로 강화되는 징표이며, 남한의 ‘세계화’, ‘다문화’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통해 민족의 정통성을 북한에 두고자하는 의도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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