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설야의 단편소설 「승냥이」에 비해 희곡이나 시나리오 「승냥이」는 긍정적 인물과 부정적 인물의 성격을 한층 강화하여 집단적 저항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각색된다. 이는 6․25전쟁 이후 강화되던 냉전 체제의 압력 아래에서 미제에 대한 집단적 저항성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각색된 것이다. 남한에서 ‘친미’가 기독교(개신교)에서 폭넓게 공유되고 높이 평가된 것에 반해 북조선에서는 기독교 비판을 수반한 ‘반미’가 확고한 자리를 잡았는데, 이런 냉전 체제의 무게 아래 만들어진 「승냥이」 작품군은 냉전 체제 속으로 편입시키려는 방향으로 각색되거나 개작된 것이다. 따라서 긍정적 인물과 부정적 인물의 선명한 대립구도로 설정하여 조선인의 집단적 저항을 강조함으로써, 「승냥이」 작품군은 1950년대 중반 확고하게 자리잡은 냉전체제에서 반미관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북조선의 정전으로 자리잡는다. 그래서 작가의 의도적 개작이나 각색이라 하더라도 「승냥이」 작품군은 냉전 체제의 압력을 실감하게 하는 대표작이 아닐까라고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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