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리금철의 북한과학환상소설 『유전의 검은안개』에 나타난 무오류주의와 수령의 재현방식을 밝히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본 작품은 첫째, 북한 내부의 무오류주의에 대한 강박이다. 북한은 수령이라는 완결된 존재에 의해 구성되는 ‘무오류의 사회’라는 관점을 유지한다. 이는 미래 사회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관점이다. 그래서 작품에는 유전폭발이라는 외적 사건보다는 폭발원인이 북한사회의 오류가 아님을 밝히는데 집중하고 있다. 더불어 작품의 배경이 되는 원유수급 문제와 일본제국의 문제는 북한사회가 처한 당시의 불편한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즉 대내외적 상황에 대한 (무)의식적 표현과 관련 있다. 두 번째로는 수령의 재현방식이다. 북한과학환상문학은 장르의 성격상 미래를 다룬다는 점에서 수령의 부재라는 문제 상황에 맞닿아 있다. 하지만 북한이 상상하는 미래사회 역시 수령의 령도 속에서 구현되어야 한다. 따라서 어떠한 방식이든지 수령의 흔적들은 존재해야 한다. 따라서 부재하는 현존 또는 현존하는 부재를 은유적으로 형상화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작품에서 수령은 ‘과거’라는 추상적 시간과 그 과거를 재현하고자 하는 인물들에 의해 끊임없이 재생산된다. 이러한 연쇄 속에서 북한의 정체성은 끊임없이 재생산될 수 있다는 신념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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