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미시적 접근, 즉 북한의 개별 희곡 작품 분석을 통해 북한 극문학사 40년사의 변화를 밝혀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연구 결과 다음과 같은 사항이 발견되었다. 북한 극문학사 서술에서 ‘정치와 사상’은 변함없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1990년대에 들어 정치사상 강조는 약화되고 있지만, 상대적 약화이기에 ‘정치와 사상’은 북한 문학사에서 작품을 평가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독보적인 기준점임에는 분명하다. 체제의 욕망을 따르고 직접 반영하기에 북한의 극문학사는 예측되듯이 극문학사 ‘만들기’라는 특성을 갖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가운데에서 분명 미세한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특히 이 변화는 1990년대 서술에서 포착된다. 먼저 해방직후부터 1990년까지 청산 대상이었던 신파극이 포함되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이 변화의 가장 주요 원인은 김정일의 『주체문학론』이다. 1992년 김정일은 『주체문학론』을 통해 ‘그 이전 시기 선조들이 이룩한 고전문화유산’을 민족의 유산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지침을 내린바 있다. 김정일의 지시는 ‘지시’ 이상일터, 이로 인해 기존에 청산대상 1순위였던 신파극이 문학사 서술에 포함된 것이다. 그 다음으로 주목할 것은 1990년대에 들어 표현이 연성화되고 정치사상 강조가 상대적으로 약화된 점이다. 이 역시 김정일의 『주체문학론』이 제1의 원인으로 작용했음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외에도 1990년 북한 사회의 개방 분위기 역시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살펴보았듯이 정치적 상이성에서 비롯된 공격성은 경제적 실익 앞에서 소리를 낮추었고, 개방과 시장의 확대는 ‘상류층/중류층/하류층’이라는 새로운 성분을 탄생시킨다. 이에 따라 ‘자본가/노동자의 갈등’은 북한 내부의 ‘돈 많은 자/가난한 자’의 갈등으로 전환되면서, 문학사 서술에서의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감정적 서술이 상대적으로 약화되었다는 점이다. 1990년대 중반 북한 사회는 위기를 극복해야 했고, 그 핵심코드는 ‘웃음’이었다. 이전 문학사에서 등장인물의 슬픔/고통 등을 강조한 서술은 현실에서 대중들이 겪는 고통을 더욱 증가시키기에 자연 약화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서술은 미세하게 감정적 서술을 약화하고 사건전개에 초점을 맞추는 방식으로 수렴된 것이다. 이 같은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본류(本流)는 분명 정치문화와 문예정책이다. 그러나 경제문화 역시 무게 있는 지류(支流)로, 저자/대중의 욕망/무의식 역시 미세한 지류(支流)로 본류에 합류하고 있음을 기억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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