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경자 문학의 '경계'를 ‘시차적 관점’(parallax view)으로 보면 그동안의 디아스포라적 ‘경계담론’의 ‘중립성’이 이데올로기였음이 나타난다. 가령 재일조선인 문학에 있어서 ‘조국’․‘민족’․‘북한’ 각각은, 그것을 보는 두 가지 관점에 의해 (불)가능하게 연결된 풍경이다. 예컨대, 북한을 보는 앞관점(낯선 곳으로서의 북한)이 그 이후 관점(공화국으로서의 북한)에 의해 겹쳐질 때, 남북 간엔 중립성을 가능케 해 줄 대칭적 거리가 상실된다. 이 경우 남한에 대한 이야기는 북에 대한 재일조선인의 나르씨시즘적 시선에 의해 구성되는 서사가 된다. 중립성을 띤 것으로 보이는 ‘민족친선’의 호소 또한 공화국에 의해 주사된 중립의 이데올로기로 기능한다. 민족에 대한 비이데올로기적 호소가 강렬하게 일어났던 곳이 주체이데올로기의 장소였다는 것, 재일조선인 문학의 경계-풍경은 한 대상에 대한 두 관점이 불가능하게 양립하는 이 지점에서 관측된다. 때문에 이 경계성은 남과 북 각각을 보는 관점들을 완충하는 ‘교집합’의 공간에서만도, 다른 관점들을 포용하는 ‘차이’의 공간에서만도 나타나지 않는다. 이는 그들 시의 경계성을 남과 북 간의 탈 이데올로기적 공간에 위치시키려고 해 온 그간 논의를 재점검해 볼 것을 요구한다. ‘경계’를 ‘시차 경계’로 다시 읽을 것을 제안하는 이 글은 디아스포라문학 연구의 중간점검에도 도움을 줄 것이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