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1970년대 초반 주체사상을 중시하는 ‘주체문예이론’을 정립하였다. 김정일은 주체문예이론의 창작방법론으로 ‘종자론’을 제시하였는데, 여기서의 ‘종자’란 작품의 중심을 이루는 ‘핵’이며, ‘사상적 알맹이’이라고 정의하였다. 김정일이 이 시기에 종자론을 주장한 것은 체제의 중요한 통치기제로 작용하는 문학예술 분야에 있어, ‘주체’라는 종자를 삽입, 유일체계 확립에 있어 효과적으로 기여하는 체제 순응작품 생산에 순기능 역할을 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정치사회적으로 이 시기는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들이 개방화의 물결을 타고 있어, 북한 나름의 독자체계를 고수하기 위한 문화적 대응의 측면이 있었다. 이후, 종자론은 ‘주체문학론’의 핵심이론으로 기능하며, 문예작품 일반의 창작 및 평가원칙으로 적용되었으며, 2000년대에 들어 다시 김정일에 의해 ‘신사고’라는 통치담론의 일환으로 등장하였다. 종자론이 문예분야를 넘어 정치사회 전반에 걸쳐 창조의 원칙으로 등장한 것은 종자론은 바로 김정일의 철학관이 함축된 독자적인 통치이론이고, 그것은 결국 북한 체제가 요구하는 정체성이기도 한 ‘주체사상’의 종자를 고수, 재생산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은 향후에도 종자론을 정치·사회·경제 전반에 걸쳐 창조의 원칙으로, 대집단창작을 비롯한 '속도전' 등에 있어 정치사회적 동의기제로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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