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를 상큼하게 만드는 신냄새와 고추의 매캐한 맛과 마늘의 알싸하고 애린 향이 어우러진 김치는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이다. 또한 한국의 문화를 소개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김치이다. 김치는 해방 후 지난 수십 년 간 한국의 좋지 못한 이미지를 심어주는 혐오 식품으로 낙인이 찍혀 외국인들에게 거부당했던 안타까운 한국 음식 중에 하나였다. 하지만 요즈음은 한류의 분위기를 타고 새롭게 인식되기까지 하면서 최근에는 건강식품으로 자리매김한 한국의 대표 브랜드가 되었다. 이제는 외국인들이 한국을 알고자 할 때 가장 먹고 싶어 하는 한국 음식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이러한 한국 고유의 음식인 김치를 얼마 전 일본에서 ‘기무치(キムチ)’라는 이름으로 상표 등록을 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1990년대 말 일본이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에 ‘기무치(Kimuchi)’를 국제표준으로 제안했으나, 우리 정부는 이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면서, 2001년 7월 5일 국제식품규격위원회에서 김치가 일본의 기무치를 제치고 국제식품 규격으로 승인받았다. 이후 농림부에서는 지속적으로 김치의 세계화를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된다. 몇 십여 년 전만해도 한국을 폄훼할 때 등장하던 김치가 이제는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슬그머니 자기의 고유한 절임 음식의 일종으로 둔갑시켜 자기 나라에서 비롯된 이름임을 주장하려는 움직임이 있기도 했다. 김치는 이렇게 역사적으로 아픔이 있는 우리의 대표 음식이다. 동북아 3국이 인접 지역의 활발한 문화 교류로 인해 역사적으로 비슷한 음식 문화를 가지게 됨으로써 빚어진 오해이고, 그 가운데 한반도의 ‘김치’는 대륙의 절임 음식 문화를 받아들여 독특하게 발전시킨 형태라고 생각한다. 이 글은 ‘김치’가 한반도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살펴보려는 호기심에서 비롯되었다. 본 연구는 20세기 초에서 시작하여 20세기 말과 21세기 초에 수집한 한반도 전역(북한 포함) 방언 자료를 비교 분석하여 언어의 변화를 연구하고자 하는 취지로 이루어졌다. 이를 위해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 중의 하나인 ‘김치’ 명칭이 한반도에서 어떤 분포 양상을 보이고 있는지, 그 분포가 20세기 초부터 21세기 초까지 100여 년 남짓한 시차에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살피고, 그런 분포 변화가 지리언어학적으로, 언어문화론적으로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통해, ‘김치’란 명칭이 한반도에서 비롯된 이름이며 이 땅에 널리 분포되었고, 어떤 지역에서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 확인하면서 우리 민족에게 ‘김치’가 무슨 의미인지를 살피는 것이 또 다른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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