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오장환의 시세계에서 신체성이 핵심적인 내적 동력이며, 일관된 시적 방법이라는 차원에서 ‘병든 몸’의 의미와 그 변화과정을 살펴봄으로써 현실을 포괄하는 윤리적 주체구성의 시적 여정을 검토하고자 하였다. 해방기를 기점으로 하여 초기시와 후기시를 분화하여 검토했을 때 신체성의 변화과정을 첫째, 비판하는 병리적 신체에서 치유되는 윤리적 신체로, 둘째, 부정적 시선 주체에서 행동하는 생명 주체로 변환되어 가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오장환 시에서 신체성은 전기 후기를 통틀어 일관된 시적 기제로 작용하면서도, 해방기를 기점으로 그 성격이 변화되는 과정을 겪는다. 특히 오장환의 신체성 인식은 일관되게 자기를 ‘병든 몸’으로 구성하는 태도를 통해 나타나는데, 병리성의 차원에서 볼 때 초기시에서는 자신을 병든 육체로 인식하면서 사회적 현실을 비판하고, 후기시에서는 병든 몸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나’를 ‘우리’로 인식하면서 병든 현실 역시 극복될 수 있다는 윤리적 신체로 나아간다. 또한 시선 주체의 차원에서 볼 때 초기시에서는 부정적 자기 인식을 통해 사회현실을 비만한 육체로 규정하면서 비판적 시선을 유지하고, 후기시에서는 행동하는 몸을 통해 소시민성을 극복하면서 병이 치유되고 생명을 발견하는 시선 주체로 변환된다. 오장환의 시에서 신체성의 문제는 이처럼 일관된 시적 방법론으로 작용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의 시가 보여주는 변화지점과 방법적 다기성들이 우연적이고 파편적인 미적 행보가 아니라, 신체성을 일관되게 밀고나간 시적 방법이었고, 현실 대응이었으며, 윤리 주체 구성 방법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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