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대한민국의 국가이념이 사상전의 맥락을 띠고 출발했음을 전제로 했다. 종전 이후 남북한에 각기 수립된 한반도의 지역정체들은 상호간의 체제 경쟁과 대립 속에서 이 사상전의 성격을 노골화했고, 이것이 대한민국의 수립과 더불어 국가이념으로 천명된 일민주의로서 나타나게 된다. 하지만 한국전쟁의 발발을 계기로일민주의의 정치 논리에서 탈피한 이른바 생활 논리로서의 사상‘운동’의 필요성은국민사상지도원(연구원)과 그 기관지인 월간 『사상』을 낳게 하는 배경으로 작용했다. 월간 『사상』은 지금까지 『사상계』의 전신으로서만 논의되어 온 것이 사실이지만, 『사상』이 그려내는 특정한 ‘사상’적 담론 지형은 사상을 세계‘관’ 내지 인생‘관’의 문제와 등치시키는 특유의 담론 전략을 선보이게 된다. 『사상계』의 초기 담론은 『사상』이 지닌 사상‘운동’과 사상의 생활윤리화를 자유와 교육의 문제로 대체시켜 접근하게 되는데, 이는 『사상계』의 창간호에서부터 두드러지는 면모였다. 이 글은 자유와 빵이라고 하는 대한민국의 근대화에 내재된 이율배반 못지않게 자유와 교육, 자유와 도의의 문제적 관계가 대한민국의 주체생산의 메커니즘과 관련해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했다. 한국전쟁을 계기로 범람된 자유와 민주주의의 담론은 자유와 교육, 자유와 도의라고 하는 사상전이 매개된 사상의 생활윤리화 속에서, 일정한 자기 한계를 노정할 수밖에 없었다는 이 글의 최종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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