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재일 디아스포라 시인 김학렬을 연구한 것이다. 김학렬은 해방 이후 재일 디아스포라 시문학의 역사에서 허남기, 강순, 남시우를 잇는 2세대로서, <총련>계 재일 디아스포라 시문학의 이론적 토대를 정립하는 데 기여한 비평가인 동시에, <총련>계 재일 디아스포라 시문학의 전개 과정과 변화양상을 통체적으로 담아낸 대표적인 시인이다. <총련>계 재일 디아스포라 문학 활동은 『문학예술』, 『겨레문학』, 『종소리』 등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문학예술』은 <문예동>의 이념과 정체성을 가장 충실하게 반영하고 실천한 <총련>계 재일 디아스포라 문학의 가장 대표적인 잡지로, 김일성의 교시를 토대로 <총련>의 이념적 지향성과 <문예동>의 창작 방향을 제시하는 데 집중함으로써, 사실상 북한의 문예이론에 입각한 <총련>계 재일 디아스포라 문학 활동의 지침서이자 대표적인 발표 지면으로서의 역할을 했다. 『문학예술』의 휴간 이후 <총련>계 재일 디아스포라 문학은 『겨레문학』과 『종소리』를 통해 이어나갔는데, 특히 『종소리』의 창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00년 이전까지 재일조선인 시문학의 발전과정은 재일조선인 사회운동의 발전 단계와 특성에 따라 크게 세 단계로 나눌 수 있는데, 첫째는 공화국 창건 이후 <총련>이 결성되기 이전까지의 시기(1948년 9월~1955년 4월)이고, 둘째는 <총련> 결성 이후 김일성 주체사상을 바탕으로 창작의 기치를 드높이던 시기(1955년 5월~1973년)이며, 셋째는 재일조선인들의 조국방문을 시작으로 사상예술성의 강화가 이루어진 시기(1974년~1990년대)이다. 이러한 재일조선인 시문학의 흐름에서 『종소리』의 창간은 넷째 시기의 시작을 의미한다. 즉 시 창작에 있어서 사상성과 예술성의 조화를 모색하는 뚜렷한 변화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종소리』의 출현은 <총련>계 재일 디아스포라 시문학의 획기적인 전환점이 되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김학렬의 시세계는 2000년 『종소리』에 창간 이전까지는 북한문학의 지도노선에 충실하여 수령 형상 창조와 조국(북한)에 대한 찬양 일변도의 작품을 썼다. 하지만 『종소리』에서는 이러한 경향을 직접적으로 형상화한 작품은 사실상 전무하고 근원적 고향의식에 바탕을 둔 통일에 대한 열망이나 재일조선인의 생활상을 통해 민족공동체의 모습을 형상화한 작품이 대부분이다. 본고에서는 이러한 그의 시세계의 변화를 주목함으로써 <총련>계 재일 디아스포라 시문학의 전개 양상을 통시적으로 살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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