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은 핵무기를 개발하고 스스로 폐기한 유일한 국가이다. 따라서 북한이 ‘왜,’ ‘어떻게’ 핵을 폐기할 것인지를 예측하고, 폐기를 유도하기 위해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사례를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유일한 사례이므로 비교분석을 통해 불필요한 인과변수와 부정확한 모델을 추려내는 것이 힘들다. 그 결과 다양한, 심지어 상호모순적인 설명이 존재하는데, 기존 설명은 크게 핵폐기 결정이 안보위협이 감소한 결과라는 설명과 안보위협의 감소와는 상관없다는 설명으로 양분된다. 안보위협 감소와 관계없다는 설명을 다시 세분하면 핵폐기를 드 클레르크 대통령이 추진했다는 설명, 군이 요구했다는 설명, 미국 정부가 압력을 넣었다는 설명, 아프리카민족회의가 요구했다는 설명 등이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사례가 주는 함의는 첫째, 안보위협의 감소가 반드시 북한의 핵폐기를 유도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소극적 안전보장의 제공만으로 핵폐기를 유도하는 것이 용이하지 않을 수 있다. 둘째, 체제의 변화 없이 리더십 변화만으로도 핵폐기가 가능할 수 있다. 하지만 북한에 어떤 지도자가 등장하느냐는 외부에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셋째, 개혁과 개방을 지향하는 지도자가 등장하여 국제규범을 준수하고자 하는 경우, 이에 대해 꼭 신뢰할 수 있는 보상이 있어야 한다. 넷째, 북한이 자신의 이미지를 ‘정상국가’와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새로 정립할 때 핵폐기가 따를 가능성이 크다. 마지막으로, 북한의 핵폐기를 위해서는 경제적 보상과 안보적 보장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크라이나의 경험에서도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