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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논문

고려인 문학에 나타난 정체성의 정치 - 양원식 소설을 중심으로

Politics of Identity Appeared in Korean Diaspora Literature - With focus on Yang Won-Sik's Nov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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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오창은
소속 및 직함 중앙대학교
발행기관 한국문학회
학술지 한국문학논총
권호사항 (57)
수록페이지 범위 및 쪽수 207-237
발행 시기 2026년
키워드 #고려인 문학   #양원식   #정체성의 정치   #정치적 무의식   #<레닌기치>   #『칠월의 소나기』   #「엘레나」   #「쏘바꼬예드」   #「녹색거주증」   #오창은
조회수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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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본 논문은 중앙아시아 고려인 문학의 특징을 양원식의 소설을 통해 규명하려는데 목적이 있다. 양원식은 중앙아시아 고려인 문인 세대 중 제3세대의 유형을 대표한다. 그는 구 소련 내에서 소수민족으로 불이익을 감내해야 했다. 특히, 양원식은 국적이 거부된 고려인 무국적자 신분으로 이중의 고통을 겪어야 했다. 양원식을 주목하는 이유는 그가 비교적 뚜렷한 예술가적 자의식을 갖고 문학활동을 했기 때문이다. 그의 소설은 사회주의적 사실주의와 길항하면서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되는 예술에 대해서는 비판적 입장을 견지했다. 이러한 예술관으로 인해 그의 작품은 중앙아시아 고려인의 구체적 일상을 포착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 양원식은 구 소련에서 간행되던 신문 <레닌기치>에 소설을 발표했고, 한국에서는 사후에 유고집 형식으로 소설집 『칠월의 소나기』(2007)를 간행했다. 이 소설집에 수록된 작품 중에는 연애서사가 자주 등장한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엘레나」와 「칠월의 소나기」를 들 수 있다. 이들 서사에는 ‘북조선’과 ‘소련’ 사이에서 선택을 유보하며 경계인의 위치를 유지하려는 태도가 투영되어 있다. 구 소련에서 겪은 인종적 차별을 서사화한 「쏘바꼬예드(개고기 먹는 인종)」와 무국적자의 상황을 사실적으로 재현한 「녹색거주증」은 특히 주목을 요하는 문제작이다. 이 작품들에서 양원식은 ‘경계인(고려인)의 경계인(무국적자)’로서 중앙아시아 고려인의 삶의 양태를 서사화했다. 「쏘바꼬예드(개고기 먹는 인종)」가 현실의 문제를 상상적으로 해결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녹색거주증」은 신분상의 제약에 속박당한 예술가의 자의식을 구체적인 사건을 통해 형상화했다. 양원식 소설은 중앙아시아 고려인의 정체성을 경계인의 감각으로 서사화했다는 측면에서 다시 조명 받을 만하다. 그는 북조선의 정치상황의 변화에 따라 윤리적 갈등을 하는 젊은이의 내면세계를 그리는가 하면, 이웃과 불화하면서도 디아스포라적 감성을 갈무리한 채 일상을 영위해야 하는 고려인의 고통을 형상화하기도 했다. 또한 알레고리적 기법을 통해 문학의 영역 속에서 상징적 복수를 감행함으로써 카타르시스를 기획하는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양원식의 문학에서 확인할 수 있는 중앙아시아 고려인의 감수성은 선택을 유보함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려는 삶의 감각이다. 이는 정치적 억압 상태에 있는 약소자(minority)들이 취하는 생존의 전략이며, 디아스포라적 정체성에 내재되어 있는 불안의식이기도 하다. 양원식의 소설은 이주민의 특징적 감각을 ‘유보 혹은 지연의 감각’으로 적절히 포착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목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