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1990년 이후에 출간된 북한의 고전문학사 기술 양상과 그 특징을 살피는 데에 목적을 두었다. 1990년 이후 북한에서 간행한 문학사는 두 종이다. 사회과학원에서 출간한 15권집 『조선문학사』와 김일성종합대학에서 출간한 『조선문학사』가 그것이다. 전자는 북한의 공식적 입장을 드러낸 거질의 문학사라면, 후자는 일반인과 학생을 대상으로 만든 소책자다. 두 문학사는 분량이나 성격에서 확연한 차이가 있지만, 두 문학사 사이에는 일정한 차이가 있다. 그 중에서도 이 글은 두 문학사에 제시한 시대구분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목적, 두 문학사가 지향하는 공통 방향, 그리고 두 문학사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 등에 주목하였다. 국가 공식 문학사인 15권집『문학사』은 현재의 가치를 중시하는 측면에서 세기별 시대구분을 취한 반면, 김대 『문학사』는 현재보다 미래의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고대-중세-근대’의 보편적인 틀을 따랐다. 이는 현재 북한을 이해하는 두 코드로, 동일한 목적 아래 서로 다른 방향성을 내포한 시대구분이라 하겠다. 또한 두 문학사는 고구려에 초점을 맞춰 우리 민족의 유구함을 이야기하고, 또한 그 유구성에 걸맞는 문학이 존재했음을 밝혔다. 우리 민족에게서 인류의 기원을 찾는 노력은 이러한 고증의 반영이라 하겠다. 또한 인민문학의 가치를 높이고, 이 땅에 살았던 인민들의 투쟁 정신을 구체화하기 위해 형성시기를 증명할 수 없는 구비설화를 도구로 활용하기도 한다. 녹족부인과 설죽화는 그렇게 만들어진 인민 영웅이다. 또한 15권집 『문학사』와 김대 『문학사』 사이에는 서로 다른 견해도 존재한다. 소설, 고려가요, 시조의 기원에 대해 두 문학사는 일정한 차이를 보인다. 이는 북한 내부에서 특정 문제에 대해 조율하는 단계가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 틈새에 남한 연구자들이 개입할 소지가 있게 된다. 남북한 간에 벌어진 문학사의 틈새를 메우고, 그런 도정에서 희미하게나마 통일된 문학사를 설계하는 일은 이러한 도정에서 마련될 수 있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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