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문학사는 서술주체나 방법 등에서 적지 않은 차이를 보여준다. 특히 해방 이후를 대상으로 한 문학사 서술은 언어만 같을 뿐 서로 다른 민족(혹은 국가)의 문학사 서술이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공분모를 찾기 힘들다. 이 글은 해방이후 북한에서 출판된 여러 문학사에서 ‘평화적 민주건설시기’라고 명명한 1945년에서 한국전쟁까지의 시기를 어떻게 서술하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한다. ‘해방공간’, 혹은 ‘평화적민주건설시기’는 정치에 문학이 휩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으며, 각각의 문학 단체는 정치현실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었다. 그런 와중에도 좌익과 우익 모두 ‘민족문학건설’이란 거창한 슬로건을 내걸고 있었는데, 이때 ‘민족문학건설’이란 결국 새로운 국가 건설이라는 정치적인 과제에 직결된 것이 될 수밖에 없었다. 새로운 민족국가 건설을 위해 낡은 것들을 청산하고, 민중의 자기해방을 기도하며, 그것을 당대현실의 객관적 발전 과정의 추동력 위에서 형상화하는 것은 해방 후 남북한 문학 모두에게 공통의 과제였다. 구체적인 연구 대상은 해방 후 북한의 ‘사회과학원문학연구소’가 발간한 『조선문학통사-현대편』(1959), 『조선문학사 1945-1958』(1978), 『조선문학사』 10(1994) 등 세편의 문학사와 1986년 출판된 박종원·류만, 『조선문학개관』 2이다. 시기적으로 일정한 거리를 두고 출판된 각각의 문학사를 함께 검토해 봄으로써 시대 변화에 따라 서술태도나 대상작품의 선정과 평가 등이 어떻게 변화하였는지를 살펴보았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북한문학사에서 어떠한 작품들이 문학사에 등재되고 탈락하였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더불어 2000년 연변대학 출판부가 발행한 『조선-당대문학사』에 대해서도 검토해보았다. 이른바 제3국에서 출판된 한국문학사인 셈인데 남한과 북한의 자료를 동시에 활용하면서 남북한 문학모두를 대상으로 한 문학사란 점에서 주목되는 텍스트이다. 본 연구가 해방 직후 문학에 대한 북한문학사의 관점과 서술 태도에 주목한 것은 이 시기에 대한 검토가 북한 문학의 향후 전개과정을 살피는데 중요한 토대가 될 수 있으리란 판단에서였다. 실제로 이 시기에 생산된 문학작품들은 북한문학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수령형상의 창조, 미제국주의의 타도와 남조선 혁명, 노동계급의 찬양고취 등이 원형적으로 제시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평화적민주건설시기’를 정리한 북한문학사는 모두 소설보다 시 장르에 보다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있다. 이 시기 시문학이 왕성하게 창작된 이유는 ‘해방’이라는 특수한 상황과 연결하여 설명할 수 있다. 무엇보다 시 장르는 해방의 감격과 민주개혁에 대한 희망과 결의를 표현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장르였으며, 효과적인 예술적 선전성을 획득하는데도 유용한 장르였다. 시가 비교적 문학적 소양이 부족한 사람도 쉽게 손댈 수 있는 양식이란 점도 많은 시인의 등장과 시편들의 생산을 가능하게 했다. 더하여 식민체제 아래에서는 볼 수 없었던 송가나 서정서사시, 서사시 등 새로운 양식들이 등장한 점도 이 시기의 주요한 특징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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