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에 나온 독일영화 <굿바이 레닌>과 2006년에 한국에서 개봉된 <간 큰 가족>은 여러 면에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우선 두 작품 모두 분단과 통일을 주제로 삼고 있는 점과 통일에 대한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동일하다. 그러나 <굿바이 레닌>은 독일이 통일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동독이 아직 건재하다는 거짓말을 바탕으로 진행되는 반면 <간 큰 가족>은 아직 분단상태에 있는 한반도를 통일된 상태로 만들기 위한 거짓말을 전개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통일에 대한 거짓말과 분단과 통일이라는 비극적 주제를 희극적 형식으로 다루었다는 점에서 두 작품은 독일과 한국영화사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또한 <굿바이 레닌>의 성공으로 오랫동안 사장되어 있던 <간 큰 가족>의 시나리오가 빛을 보게 되어 영화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도 두 작품 간의 상호연관성이 존재한다. <굿바이 레닌>은 알렉스 가족의 비극적 가족사와 서독 중심으로 이루어진 독일의 통일과정을 휴머니즘과 가족애 그리고 사회주의 이상에 대한 애도와 연결시켜 그림으로써 650만 독일관객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이에 비해 <간 큰 가족>은 한국영화 최초로 북한(금강산)에서 장면을 촬영하고 통일문제를 희극의 소재로 삼았다는 의의에도 불구하고 14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데 그쳤다. <간 큰 가족>의 실패는 통일문제를 희극형식으로 다루려는 감독의 야심찬 시도가 영화의 후반부에 이르러 이산가족 상봉과 눈물바다로 이어지면서 멜로드라마가 된 데서 기인한다. 영화의 전반부가 거짓으로 통일을 만드는 과정에서 빚어지는 좌충우돌의 에피소드를 그린 희극이라면 후반부에서는 북에 두고 온 가족을 애타게 그리는 임종을 앞둔 아버지의 소망을 실현시키기 위해 가족과 주변사람 모두가 진지하게 노력하는 멜로드라마로 바뀐다. 그 결과 웃음이 울음으로 끝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형식의 분열은 분단상황이라는 정치사회적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남북이 여전히 첨예하게 대치하고 수백만의 이산가족이 서로를 애타게 찾고 있는 분단상황이 지속되는 한 통일을 순수한 희극의 소재로 삼을 수 없기 때문이다. 분단과 통일에 대한 코미디는 <굿바이 레닌>처럼 통일이 완수된지 적어도 10년 이상의 세월이 흐른 뒤에야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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