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설야의 문제작 <모자(帽子)>(1946)는 해방직후 그의 정치 감각을 포착할 수 있는 단편소설이다. ‘해방의 은인’이나 ‘조선의 발전을 지켜주는 동무’로 소련군대를 말하던 시점에서, 그의 <모자>는 북조선 주민들에게 행패를 부렸던 소련군대의 부정적 면모를 일신하고 ‘조쏘친선(朝蘇親善)’을강화하기 위한 작품이다. 또한 조선과 소련의 친선을 강화함으로써 만들어질, 어린 세대들이 가꾸어갈 사회주의 북조선의 미래를 제시한다. 특히 해방기 북조선의 과도한 소련에 대한 편향은 한설야를 비롯한 당대 북조선지도부나 일반 지식인에겐 보편적인 현상이었는데, 북조선 지도부는 조선과 소련의 친선 관계를 강화하는 것만이 북조선의 자주독립뿐만 아니라 민주건설을 보장하는 기본조건으로 간주했던 것이다. 그래서 이런 일반적 인식에 따라, 한설야의 <모자> 이후 소련 기행문이나 ‘조쏘친선’ 작품군에서보듯 북조선 문학은 과도한 소련 편향적 시각을 드러낸 것이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