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선은 한국의 생태 환경에서 매우 중요한 복합 기호이다. 생태학적 동일성을 상실케 한 핵심 원인 중의 하나이다. 그래서 한국문학은 냉전 시대, 탈냉 전시대, 디지털 시대를 거치는 동안 분단 모순으로 인한 생태학적 동일성의 상실 상태와 회복에의 욕망을 지속적으로 형상화하면서 각 시대에 따라 변별적인 징후를 보였다. 최인훈의 『광장』(1960), 박상연의 『DMZ』(1997), 그리고 강희진의 『유령』(2011) 등 3편의 소설들은 분단 환경으로 인한 비극성을 다루었다는 공통점이 있으면서, 각 시대의 생태 환경과 분단 초상을 변별적으로 환기한다는 점에서 문제적이다. 최인훈의 『광장』의 이명준은 분단 1세대의 초상이다. 생태학적 동일성을 상실한 남과 북에 공히 절망한 그는 제3국으로 가는 배 위에서 자살하지만, 생태학적 동일성의 상징인 ‘푸른 광장’의 이념형을 제출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박상연의 『DMZ』의 베르사미는 참전자인 이연우의 아들로 분단 2세대이다. 탈냉전시대의 이방인의 탐색적 시선과 더불어 조작적 조건 형성 모티프를 통해 냉전시대의 비극이 계속 진행되고 있음을 환기한다. 디지털시대를 배경으로 한 강희진의 『유령』에서는 현실에서 푸른 광장을 찾을 수 없었던 탈북자가 디지털 게임 공간에 빠져 현실과 가상현실의 경계에서 착란과 분열을 일으키며 고통스럽게 살아가는 모습이 나타난다. 그에게 있어서 가상현실은 불우한 현실에 대한 대안적 가능 세계이기도 하면서, 현실을 더욱 피폐하게 만드는 부정적 환경이기도 하다. 이렇게 세 편 모두에서 한국의 분단 환경은 생태학적 동일성의 상실과 관련된다. 각 소설의 인물이 처한 상황에서 상실에서 회복으로 나가려는 소망을 보이지만, 현실에서 충족되지 못한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