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통일은 한국에서 통일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촉발시켰고 일반 국민들에게도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본 논문의 주 과제는 한국의 언론이 독일의 통일과 경제통합에 대해 어떤 보도와 논평을 했으며 어떠한 시사점을 도출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이 과제를 위해서 통일준비와 통일방식, 교류협력에서의 기조, 대북 유화론과 강경론, 민족 자주성과 주변 열강과의 공조 강화 등 몇 가지 주제별로 언론사들의 보도방식과 논조를 정리하였다. 관심의 초점은 통일비용에 모아졌다. 통일비용은 단순히 비용의 규모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수많은 주제들과 상관관계가 있기 때문에 분석의 초점이 되었다. 분석을 통해서 확인한 몇 가지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독일의 경제통합에 대한 보도의 기조에 시대적으로 변화가 있었다. 통독 과정 초기에는 독일의 통일에 대한 부러움, 한반도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 우리도 해낼 수 있고 해 내야 된다는 각오와 다짐 등 주로 감성적인 면이 주를 이루었다. 그러나 통합과정 중 통일 후유증, 통일비용, 동서 갈등 등이 주제로 등장하자 “통일 지상주의”에 대한 회의와 함께 차츰 정책 기조에 대한 보수와 진보 간의 논쟁이 강화되었다. 한국의 언론들이 통독과정에서 불거진 특정 문제와 부작용에 초점을 맞춘 보도와 논평은 기대했던 한반도에서의 “해빙무드”가 가시화되지 않으면서 진보와 보수 간의 논쟁을 가열시키고 이는 다시 남남갈등을 부추기는 역기능을 초래하였다. 통독 경험이 한국에게 주는 많은 시사점 중 하나는 통일과제는 단순히 감성적으로만 접근할 수 없는, 매우 어렵고 복잡한 과제라는 사실이다. 통일 문제는 그 성격상 상황에 따라 대응하는 임기응변식 접근이 아니라 먼저 포괄적이고 종합적인 비전과 목적체계를 구축한 다음 일관성 있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상황논리로는 통일의 비전을 대신할 수 없는 것이다. 독일의 통일은 서독이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한 임기응변의 성과가 아니라 비전과 원칙에 따라, 이념이 아닌 실용주의적 노선으로 일관성 있게 지속 추진한 “접근정책”(Annäherungspolitik)의 결과이다. 이것이 독일의 통일 경험에서 배울 또 하나의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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